◎재경원 등 6개 부처 11개 분야 과제 확정/경제팀 의욕… 나부총리 “체감완화” 강조이번엔 제대로 될까.
정부의 행정규제완화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그 실질적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정규제완화는 93년 1,128건(1,088건 시행), 94년 341건(314건 시행), 95년 501건(367건 시행)등 양적으로나 강도면에서 현 정부 출범이후 가장 강력히 추진돼온 시책이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체감규제는 달라진게 없다」는 불만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 부문이기 때문이다.
현 경제팀의 규제완화의지는 역대 어느팀보다 강한게 사실이다. 관료보다 기업·정치인으로 오랜 경험을 가진 나웅배부총리는 『이젠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철폐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 ▲경제분야는 경제행정규제완화작업반(재경원) ▲기업부문은 기업활동규제심의위(통산부) ▲비경제부문은 행정쇄신위원회가 맡고 ▲청와대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에 전담부단장직을 신설하는등 효율적 규제완화를 위한 부처간 교통정리도 끝마쳤다.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현재 확정된 경제행정규제 완화과제는 ▲금융 통관(재경원) ▲토지이용·개발 물류·운수업 건설·건축업(건교부) ▲공장설립절차 유통업 에너지(통산부) ▲식품·보건위생(보건복지부) ▲환경산업(환경부) ▲직업안전·교육훈련(노동부)등 6개부처의 11개분야이다. 당초 대상과제였던 법적의무고용완화는 총리실에서 추진키로 했고 가격규제철폐는 현재의 물가불안을 감안해 일단 유보했다.
정부는 이번 규제완화작업엔 전경련 상의 은행연합회등 민간관계자들을 대거 참석시켜 실질적 「체감규제완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법령 심사기능을 강화, 진입규제나 불공정경쟁내용을 담고 있는 각 부처소관 법령들을 대폭 뜯어 고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프로그램을 보는 민간의 눈엔 아직도 불신의 흔적이 짙다. 최근 현대그룹의 제철업 진출시도와 이에 대한 통산부의 불허방침은 규제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시각차를 드러낸 단적인 사례다. 통산부 조치는 민간입장에선 「행정력에 따른 시장진입규제」임이 명백한 반면 정부시각으론 「기간산업의 수급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이같은 시각차는 삼성그룹의 자동차 산업진출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디까지가 「규제」이고 어디까지가 정부고유권한인 「정책」인가에 대한 합의가 정부와 민간간에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선 행정관서의 서류 과다요구나 시간지연같은 경미한 규제들은 대부분 풀렸고 남은 규제들은 대부분 「정책인지 규제인지 모호한」 사안들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규제완화를 한다고 정부가 고유권한인 정책판단까지 중단할 수는 없다』며 ▲경제력집중방지 ▲부동산투기억제 ▲중소기업보호 ▲통화·재정운용 ▲수도권인구집중억제등과 관련된 사안들은 규제완화와는 관계없는 정부의 「정책원칙」임을 강조했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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