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반 무인우주왕복선 「호프」 건설비만 수천억엔/원전기피와 대조적… 세금·관광수입 등 노려 유치전우주왕복선 「호프(HOPE)」의 기지를 안마당에 끌어들이려는 일본지자체간의 유치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원전이나 핵재처리시설 후보지선정을 한사코 기피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이같은 모습은 잇따른 우주비행사의 탄생으로 한껏 고조되고 있는 일본의 우주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의 TV와 신문등은 최근 네번째 우주비행사 와카다 고이치(약전광일·32)가 미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탑승, 우주공간에서의 위성회수 실험등을 행하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었다.
일본 우주개발사업단(NASDA)이 추진중인 무인우주왕복선 「호프」는 2010년께나 실현될 국제적인 영구 우주정거장 프리덤호에 설치될 일본연실험동(JAM)에 화물을 운반하기 위한 우주화물선이다. 86년부터 연구가 시작된 이래 최종적으로는 수천억엔이 소요되는 대형사업이다.
NASDA는 7일 극초음속비행실험기 「하이플렉스」를 110㎞ 상공까지 쏘아올려 내열성등을 점검한 후 해상에서 회수하는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곧이어 자동착륙소형실험기를 발사해 자동조종에 따른 활강비행실험에 착수한다. 최종적인 실험기의 발사예정이 「2000년께」로 잡혀 있고 그이후의 구체적인 운용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고있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홋카이도(북해도)와 가고시마(녹아도)현, 이와테(암수)현등이 잇따라 정부에 대표단을 보내 유치를 호소하고 있다. 「3의 활주로 조성이 가능하고 인구밀집지가 아닌 곳」「동쪽을 진입구로 하기에 유리한 곳」등 당국도 아직 검토하지 않은 입지조건을 나름대로 추측해 후보지까지 선정했다. 홋카이도는 에리모(금상)곶에 인접한 다이키초(대수정)를, 가고시마현은 우주기지가 있는 다네가시마(종자도) 서쪽 12지점의 마게시마(마모도), 이와테현은 도노(원야)시와 가마이시(부석)시에 걸친 고원지대등을 꼽고있다.
홋카이도 다이키초는 85년부터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자, 건설회사 관계자등을 불러 무려 150회 이상의 연구모임을 가졌고 『홋카이도만큼 넓고 평탄한 곳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고시마현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등 우주관련시설의 최첨단 지역으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발사기지가 다네가시마가 될 가능성을 들어 『발사기지와 착륙기지가 가까운 것이 운반비용 절감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내세우고 있다. 뒤늦게 유치경쟁에 뛰어든 이와테현은 『원래 도호쿠(동북)지방은 아키다(추전)현의 로켓발사장, 미야기(궁성)현의 로켓개발센터등이 있었던 선진지역으로 그 중심이 바로 이와테』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과거 우주개발을 둘러싼 지자체의 태도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50년대 후반 아키다현의 도쿄(동경)대 「연필」로켓 발사시험장은 62년 폭발사고 직후 주민반발로 바로 폐쇄됐다.
이처럼 귀찮은 존재였던 우주개발시설이 환영을 받게 된 것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를 통해 그 기여도가 확인된 결과다. 다네가시마 우주센터가 내는 지방세만 연간 2억엔을 넘는다. 상주직원과 발사일을 전후해 찾아오는 관련자와 관광객들이 떨구는 돈이 지역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된지 오래다.
유치경쟁에 나선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강조하는 이점은 이밖에도 허다하다. 「우주산업시설이 장래성이 있다」「유치장소가 인구과소지역에 한정되는 만큼 과소화에 따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우주에의 꿈을 담은 시설은 이미지제고에 기여하고 자주 매스컴에 등장해 선전효과가 있다」「기지자체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는 등이다.
정작 열쇠를 쥔 과학기술청이나 NASDA는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만 지자체들은 「구름잡는 시늉을 하더라도 빠른게 유리하다」며 서두르고 있다.<도쿄=황영식특파원>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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