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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설경호산업 호황/회교원리주의자 테러·과시욕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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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설경호산업 호황/회교원리주의자 테러·과시욕 원인

입력
199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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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이집트 카이로의 한 특급호텔앞. 벤츠 승용차 한대가 멈춰서자 차속에서 건장한 남자 3명이 잽싸게 내려 주위를 살핀다. 곧이어 젊은 여자가 차밖을 나선뒤 남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호텔안으로 들어간다.이 여자는 현재 이집트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배꼽춤 댄서 피피 압두이며 남자들은 그녀가 고용하고 있는 사설 경호원들이다. 그녀가 버는 돈은 하룻밤 최고 수만달러.

이처럼 이집트에서는 최근 사설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이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기 영화배우와 댄서 사업가 심지어 정부관리들까지 다투어 경호원을 고용하고 있다.

8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구입 마흐푸즈와 이집트 영화계 최고 스타인 아델 아이맘도 경호회사의 고객명단에 들어있다. 마흐푸즈는 94년 10월 회교원리주의자들에게 피습당한 후 경호원을 고용했다.

사설경호회사는 78년 합법화한 이후 계속늘어 현재 20여곳이 성업중이다. 대표적인 사설경호회사인 「케어 서비스」의 푸아드 파리드씨는 『신변위협을 받는 유명인사들은 내무부로 달려가기 보다는 우리에게 와서 보호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은 경호원들을 아주 신뢰한다』며 그 이유는 『경호원들이 뛰어난 요인보호실력을 자랑할 뿐 아니라 각종 무기사용에도 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호원들이 전직 경찰이나 특수부대 출신이라며 현직 경찰관등의 취업문의도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경호회사의 운영자는 대부분이 전직 고위관리들. 「케어 서비스」와 「시큐어 앤드 알라미야」의 창립자는 각각 내무장관과 경찰총수 출신이다.

사설경호업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년째 이집트의 치안을 위협하고 있는 회교원리주의자들의 테러때문. 원리주의자들은 기업인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마구잡이 테러를 가해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따라 호텔과 관광회사도 경호회사의 주요 고객이 됐다.

원리주의자 뿐 아니라 「피티와트」라 불리는 이집트 전래의 살인청부업자들의 준동도 사설경호업이 번성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코미디언은 무대에서 연기중 피티와트로부터 린치를 당하기도 했다. 배꼽춤 댄서를 노골적으로 풍자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같은 사설경호회사의 번성에 대해 정부의 기분은 편치않다. 우선 경호업 붐이 정부의 치안능력의 불신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 경찰간부는 『지난 2년간 강도사건 발생건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는 것은 부유층의 과시욕 때문』이라며 씁쓸해 했다.<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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