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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시계 「자격루」 복원 눈앞/건국대 기술사연 컴퓨터 설계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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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시계 「자격루」 복원 눈앞/건국대 기술사연 컴퓨터 설계 끝내

입력
199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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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때 제작 임란때 소실… 원형·동작원리 규명 8월께 착수세종실록에 전해져오는 우리나라 최초의 물시계인 자격루의 작동원리가 첨단과학의 도움으로 밝혀져 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건국대 한국기술사연구소 남문현교수팀은 6일 세종실록 65권 보루각기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자격루의 원형과 동작원리 등을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분석, 복원에 필요한 기본설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남교수팀이 94년부터 2,200만원을 들여 복원중인 자격루는 가로 12∼13m, 세로 6m, 높이 7m에 달하는 거대한 시간 측정기기이다. 자격루는 1434년 장영실등이 세종의 명을 받아 제작한 물시계로 오랫동안 조선조의 표준시계로 사용해 왔으나 임진왜란때 불타버렸다. 1536년 새로 제작된 「신자격루」는 19세기말 인정 및 파루제도가 폐지된 뒤 덕수궁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일부분만 남아 있어 정확한 원형을 파악하기 어렵다. 국보 229호로 지정된 신자격루는 만원권 앞면 도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교수팀은 문헌연구 및 방사선 성분분석 등을 통해 자격루가 ▲시간계측기 ▲시보신호 발생기 ▲시보 자동발생장치 등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간계측기의 역할을 하는 커다란 항아리 속에 담긴 물이 배수관을 통해 시보신호 발생기인 측정항아리로 흘러 들어가면서 수위가 올라가면 그 속에 들어 있는 잣대가 조금씩 떠올라 시간을 표시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러나 시보신호가 어떻게 종을 울릴 정도의 큰 힘을 내는지를 쉽게 밝혀낼 수는 없었다. 남교수팀은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구동과정을 재연해본 결과, 잣대가 측정항아리에서 조금씩 올라오면서 시보위치에 대기중인 직경 1㎝의 구리공을 움직이고 구리공이 다시 직경 4㎝의 쇠공을 시보자동발생장치에 떨어뜨려 종 북 또는 징을 울리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남교수팀은 8월께 최종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재 관리당국과 협의해 자격루의 복원에 착수할 계획이다.

남교수는 『자격루의 복원은 선조의 뛰어난 과학기술을 증명하고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을 접목시킨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현재 기본설계가 모두 끝나 전체 복원과정중 약 90%가 마무리됐으며 98년께면 웅장한 자격루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홍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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