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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131대 1(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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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131대 1(사설)

입력
199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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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명을 뽑는 어느 전문대학의 유아교육과에 5천2백55명이 지원해 1백31·4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사상 없던 일이다. 또 전문대학 전체단위로는 1천5백48명 모집에 3만8천6백9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25대 1에 달한곳도 있다는 것이다.23만6천명을 모집하는 1백52개 전문대학중 3일 원서를 마감한 1백27개 전문대학을 통틀어서도 평균경쟁률이 5·5대 1에 이르러 전문대학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고 한다. 대단히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물론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이처럼 치솟은 표면적인 원인은 최고 32회까지 복수지원이 가능했다는 것을 꼽아야 할 것이다. 무제한에 가까운 복수지원 허용이 전문대로 학생들이 몰리게 하는 원인의 전부라면야 꼭 그렇게 반길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대 선호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2∼3년전부터이고 이것은 우리 사회가 실속없는 학벌이나 간판보다는 전문기술과 자격증을 중시하는 기술과 자격증 사회로 전환되고 있음을 묵시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는 데서 우리는 그 추세의 가속화를 촉구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이 무엇인가. 초·중·고교육은 국민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갖춰야 할 공통적이고 평균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의무교육으로 해내면 된다. 그 후의 교육은 각자가 적성과 소질을 살려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하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본다면 실속없고 맹목적인 간판따기 보다는 적성과 소질을 살리고 기능과 기술을 익혀 사회의 한 분야에서 기능인으로 활약할 수 있는 전문대학을 젊은이들이 많이 가면 갈수록 실사구시의 합리적인 사회라고 할 것이다. 그 때문에 전문대학의 경쟁률이 치열해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벌써 서구의 합리적인 사회에 근접했다고 볼 만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대학이 몰려드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낼 수 있을 것이냐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다. 전문대학들이 지금같은 교육여건으로는 진학자들의 욕구에 제대로 부응할 수 없다는 것은 틀림 없는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전문대학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재정적 지원을 대폭 늘리고 필요한 분야의 전문대학은 2년제가 아닌 3년제로 학제도 신축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기업들도 전문대출신을 우대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하여 전문대 졸업만으로 불편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4년제 대학은 그 이상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인재들이 가는 사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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