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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두환 리스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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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두환 리스트」 비상

입력
199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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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출신 의원·「산행멤버」 등에 시선집중/민정계선 “정치권사정 비화될까” 우려도정치권에 「전두환리스트」비상이 걸렸다. 전전대통령이 5공신당 창당등을 위해 정치권과 언론계에 8백80억원을 뿌렸다는 검찰수사결과가 알려지자, 자연히 전씨와 가까웠던 인사들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수사를 통해 전씨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다. 수도권의 민정계 중진인 L의원, 중부권의 또다른 L의원, 영남권의 Y전의원 등이 92년 14대총선당시 전씨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공당시 전씨와 가까웠던 이들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지원을 받을만하다』는 평가가 많다. 전씨의 평소 씀씀이로 보아, 또 주변사람을 챙기는 그의 성격으로 보아 5공시절 휘하에 있었던 정치인들에게 총선자금을 지원했으리라는 것은 설득력있는 얘기이다.

계좌추적등을 통해 증거가 드러나지는 않았더라도 5공출신 다른 정치인에게 전씨가 적지않은 자금지원을 했을것이라는 유추해석도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14대 총선당시 전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권의 L의원이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설도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또 다른 중진급 L의원이 5공출신 후보자들에게 자금을 대신 전달하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영남권의 C의원, 이번에 공천에서 탈락한 중부권 K의원과 경남의 K의원, 충청권의 L의원, 경북의 K의원 등이 전씨와 가까웠다는 이유로 의혹의 시선을 받고있다.

또 자민련에 있는 5공출신 의원들중에도 평소 전씨와의 관계로 미루어볼 때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를만한 인사가 많다.

이와함께 전씨 측근인사들이 주축이 된 「목요산행」과 비정기 골프모임 등 도 신당창당을 위한 준비작업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골프 회동에는 5공당시 각료모임인 「무궁화회」 멤버들이 참석하기도 했기때문에 신당창당과 관련한 전씨측의 「포섭대상」은 정치권을 넘어 상당히 광범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다만 5공출신 정치인 중에서도 허화평, 허삼수의원은 전씨측, 특히 장세동 안현태씨 등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전씨자금 수사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5공출신 인사들은 전씨자금과 관련한 각종 추측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5공때 정계에 입문한 민정계 한 중진의원은 『신년에 인사차 연희동에 찾아간 적은 있어도 전전대통령 퇴임이후 자금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이같은 설은 민정계 등 구여권인사들을 겨냥한 조직적 음해』라고 주장했다.

다른 민정계 중진의원도 『전씨가 검찰에서 자금사용처에 대해 추궁당하자 둘러댄 것 아니겠느냐』면서 『14대총선이후 전씨측에서 신당설을 얘기했으나 「어림도 없는 소리말라」고 일축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원내에서 호응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시점에서 전씨 자금설의 실체가 드러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민정계는 물론 일부 야당의원들도 이번 파문이 본격적인 정치권 사정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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