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이혼하지 않는 이유」 등 단골메뉴 경향/“사회현상 반영” 주장에 “분별없는 미화” 지적TV 드라마에서 이혼은 이제 삶의 한 부분으로서, 흔한 소재처럼 돼 가고 있다. 최근의 드라마는 또한 이혼하는 사람들의 연령을 낮춰, 대부분 젊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칫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녀등에 미치는 영향까지 가볍게 여기게 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위험도 있다.
이혼녀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 드라마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KBS2의 미니시리즈 「파파」.
주인공 한세영(이영애 분)은 상큼한 20대 후반의 이혼녀로 오드리 헵번을 연상케 하는 머리장식으로 유행의 첨단을 달리고 영화기획자로서 전남편 최현준(배용준 분)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 일도 똑 부러지게 하고 젊음을 잃지 않아 주위 미혼남성이 연정을 품을 정도다.
가끔 외로움을 느끼고 전남편을 생각하지만 생활에서 예전의 이혼녀가 보여주는 칙칙하고 우울한 그림자는 거의 없다. 이영애는 『이혼녀라고 해서 울고 짜기 보다는 밝고 명랑하고 젊게 성격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MBC의 수목드라마 「이혼하지 않는 이유」에서 민혜기(배종옥 분)는 성격차를 극복 못해 이혼했다 다시 결합하는 가구 제작자이다. 혜기는 지방대학 강사인 남편 홍서환(이재룡 분)보다 돈도 많이 벌고 이재에도 능하다. 50대의 유명희(김창숙)가 사회적인 지위와 자존심 때문에 이혼을 거부하는 것과는 달리 혜기는 주위의 시선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
2일 종영된 SBS의 「사랑의 찬가」에선 아예 이혼하는 것이 더 나을 법한 가정도 나온다. 채선은 남편에게 매맞는 불행한 생활을 하다 영준과 사랑에 빠지지만 남편이 이혼을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안타까운 나날을 보낸다. 또한 9일 방영될 「MBC베스트극장―모닝커피」는 애정없는 결혼생활을 못 견디는 부인의 요구로 이혼이 이뤄지고, 남편은 방황하다 전부인의 친구에게서 위안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이혼하지 않는 이유」의 작가 정성주씨는 『이혼은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공적인 결혼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부부가 되는데는 필요한 조건이 있고 그에 대한 작은 논의의 장을 만들기 위해 이혼이라는 역설을 택했다』고 말했다.<이현주기자>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