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 프로,담배연구원 “발암물질 투입” 양심선언 방송/해당사 “기업비밀 폭로” 제소위협에 한차례 방송취소도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얘기지만 그것을 공개하고 보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담배에는 발암물질이 첨가돼 있다. 담배회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애연가들의 구미를 돋우기 위해 지금도 집어넣고 있다』이 충격적인 발언의 주인공은 미국 3대 담배회사인 B&W사의 연구부장을 지낸 제퍼리 와이건드씨. 그는 4일 밤(한국시각 5일 아침)에 방영된 미 CBS방송의 시사프로 「60분」에서 이같이 「양심선언」했다. 와이건드씨는 자신이 담배회사에서 직접 연구했던 내용을 「목숨을 걸고」폭로했으며 이 프로를 방영하는데는 미국 3대 TV중 하나인 CBS도 사운을 걸다시피한 용기를 내야했다.
CBS는 3개월 전에 이날의 특집방송을 제작하고 방송 시간까지 예고했었다. 담배회사들이 거세게 항의해온 것은 불문가지. B&W사는 기업의 비밀을 지킨다는 각서에 서명을 했던 와이건드씨가 이를 공개하는 것은 계약위반이라는 이유를 들어 방송이 될 경우 고소하겠다고 CBS를 위협했다. 와이건드씨도 모처로부터 가족과 두 자녀를 살해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CBS는 방송을 취소했고 와이건드씨는 자녀들을 피신시켜야 했다. 또 협박을 견디다 못한 와이건드씨의 부인은 남편에 이혼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월트 디즈니사에 합병된 CBS가 주저했던 것은 거대 담배회사들과 소송에 휘말릴 경우 합병 초기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과 도덕」을 모토로 삼는 모회사인 디즈니사의 권고를 적극 받아들여 이날 와이건드씨의 「양심선언」을 방영한 것이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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