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닉슨」 「투 다이 포」·3월 「겟쇼티」 등/인간에 대한 성찰 등 진지한 주제물 많아아카데미상 후보작으로 꼽히는 영화들이 줄이어 개봉된다.
「닉슨」과 「투 다이 포」가 이달에 선을 보이고 3월에는 이미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작품, 남녀주연상 등을 차지한 「감성과 분별력」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겟 쇼티」 「카지노」가 이어진다.
아카데미상 후보작 중 가벼운 오락물과 휴머니즘을 내세운 작품들은 지난해 대부분 개봉됐다. 이번에 나올 작품들은 진지한 주제,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묵직한 것들이 많다.
설날 연휴를 겨냥해 17일과 10일에 각각 개봉하는 「닉슨」과 「투 다이 포」부터 그렇다. 「세상을 얻고도 영혼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주제로 인용한 「닉슨」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JFK」에 이어 두번째 도전하는 미국대통령에 관한 이야기.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돼 있는 국내상황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72년 워터게이트사건에서 시작, 미국 제37대 대통령인 닉슨의 일생을 시간과 흑백화면의 잦은 교차를 통해 3시간 15분동안 그려간다. 감독은 닉슨(앤터니 홉킨스 분)의 대통령에 대한 집념과 부정직은 어린시절의 가난과 케네디가에 대한 열등의식, 부모의 인생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빠르고 간결한 화면으로 처리된 반전데모, 월남전, 핑퐁외교 등의 역사적 사건은 뉴스보도처럼, 닉슨의 모든 발자취는 다큐멘터리필름처럼 처리해 픽션이 가미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전체가가 사실처럼 느껴진다.
이 때문에 영화에서 제시된 헨리 키신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나 정권유지를 위한 외교정책, 닉슨의 케네디암살 관련설 등은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왜곡』이라는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아이다호」(91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로 유명한 미국 독립영화의 차세대 유망주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처음 할리우드와 손잡은 「투 다이 포」는 TV문화에 대한 통렬한 풍자극이다. 주인공 수전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의 저속하지는 않으나 선정적 연기와 영악한 모습이 때론 주제를 압도한다. 세계적인 TV앵커가 되려고 고교생까지 끌어들여 남편을 죽이는 수전의 모습은 바로 미국 대중의 스타 꿈꾸기의 허상과 그에 따른 도덕적 타락상을 대변한다.<이대현기자>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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