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불신조장·윤리적 불감증 우려/제도적 제재보다 여론 통한 억제 바람직인기 댄스그룹 「룰라」의 3집 타이틀곡 「천상유애」의 표절을 계기로 가요계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윤상철)는 2일 하오 예술의전당 영상자료원에서 「가요표절문제와 사회윤리」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표절은 해적행위이며 범죄」라는데 의견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근절대책에선 이견을 보였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는 발제문 「문화주권을 위협하는 대중음악의 표절,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서 『표절은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구매동기를 저하시킨다. 그러나 제도적인 제재보다는 여론조성 작업을 통해 표절을 척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강씨는 「룰라」파동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 PC통신에 표절문제에 대한 독자적인 게시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9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 수용자의 연령이 지나치게 낮아진 점이 표절에 대한 윤리적 불감증을 낳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중가요의 주감상층이 10대로 낮아짐으로써 표절이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왔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서희덕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사는 표절을 가려줄 수 있는 대중음악평론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서이사는 『현재는 대중음악평론가의 수도 부족하고 평론가들도 대부분 대중음악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분석하는데 치우쳐 있다』며 『음악적인 면에서 훌륭한 대중음악을 선별하고 표절을 가려낼 수 있는 평론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수 정태춘씨는 『지나치게 표절을 문제삼으면 창작의 자유를 훼손할 수도 있다. 제재기구를 따로 만들기보다는 방송사들이 표절곡에 대한 방송금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KBS와 서강대는 13일 하오6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사랑의 소리방송 후원의 밤」을 연다. 「사랑의 소리 방송」의 청취용 수신기 보급을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장애인 자원봉사 체험기 발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모습을 담은 멀티슬라이드 상영, 후원기금 모금, 양희은 유열 등 인기가수의 축하공연 등으로 이루어진다.<이현주기자>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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