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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하숙비 지방학생들 “한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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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하숙비 지방학생들 “한숨의 계절”

입력
1996.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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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1실 26만∼28만원선 최고 20%까지 인상 전망/공동대응등 자구책불구 “하숙비와의 전쟁” 고심희망찬 새학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지방학생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이다. 해마다 어김없이 치솟는 하숙비에 한숨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내키지 않고 형편에 맞는 방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고민이다. 주위 친구로부터 정보를 얻고, 복덕방을 돌아다니며 싼 곳을 찾아 헤매는 일은 지방학생들의 연례행사가 됐다.

서울시내 주요대학가의 하숙비 실태는 아주 큰 차이는 없지만 아무래도 지역의 소비수준과 비슷해 신촌의 하숙비가 조금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2명이 한방을 함께 쓰면 1인당 27만∼28만원이고, 서울대 주변의 신림동과 봉천동, 고려대 주변의 안암동과 제기동은 26만∼27만원 정도.

새로 지은 집이 낡은 집보다 1만원 정도 더 비싸다. 독방을 쓰면 월33만∼40만원까지 올라간다.

이런 마당에 신림동 신촌 안암동 등 대학가 하숙촌이 3월부터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까지 하숙비를 올릴 기세다.

서울지역뿐 아니라 지방 대학가 하숙촌도 사정은 마찬가지. 수원의 경기대 주변 하숙촌은 이미 이달부터 2인 1실 기준으로 월25만원이던 하숙비가 30만원으로 뛰었다.

일부 하숙집은 월 하숙비 외에 일시불 입주보증금조로 100만원의 목돈까지 요구하고 있다.

하숙비가 치솟자 학생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학교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한 방법이다. 학교를 왔다갔다 하기에는 불편하지만 그래도 학교 인근 보다는 2만∼3만원이 싸다.

서울대생은 신림사거리와 대방동 신도림동 주변으로, 고려대생은 보문동 신설동 쪽으로 보금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하숙집에 「선전포고」를 하고 공동투쟁하는 것도 학생들의 중요한 자구수단이다. 이미 각 대학에는 하숙비를 일방적으로 올린 것을 비난하는 하숙생 명의의 대자보가 나붙기 시작했다. 일시에 집단적으로 이삿짐을 꾸리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기도 한다. 각 대학의 총학생회는 매년 되풀이 되는 하숙비 인상에 올해부터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방값 ▲하숙집 시설및 역사 ▲아주머니 성격 ▲반찬등 하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하숙집 백서」를 펴내 하숙생들에게 도움을 줄 방침이다. 또 하숙집들이 친목회 형식으로 담합해 하숙비를 인상하자 총학생회 차원에서 하숙집 대표들과 협상할 계획도 갖고 있다.

부산 출신의 하숙생 김모군(20·연세대 경영 2)은 『물가가 오른 것은 인정하지만 사전 양해도 없이 무조건 올려놓고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하숙집 아주머니들에게는 모든 하숙생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공동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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