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넘은 삶의 초상 원숙한 수필로한국수필문학회 부회장 고임순씨(64·여)의 다섯번째 수필집. 남천이 굽이 흐르는 고향 전주, 시인의 꿈을 키우던 문학소녀 시절, 가족과 신앙에 관한 자잘한 이야기들이 소묘처럼 그려져 있다. 가벼운 터치이지만 거기엔 삶에서 우러나온 원숙한 사색이 배어 있다.
무서리 내리고 찬바람이 부는 어느 늦가을 아침, 지은이는 문득 지나온 삶을 돌아본다. 세 자녀는 성장해 집을 떠났고 남편마저 노환으로 몸져 누운 이 황혼의 들녘에서 그에게 던져진 화두는 「도대체 인생은 무엇인가」이다. 아직 저만치 떨어져 있는 삶의 진리와, 삶의 「불가해성」이 어느 때보다 무겁게 자신을 짓누르는 것이다. 이순을 넘긴 나이지만 지나온 삶과 앞으로 남은 삶의 의미를 관조하기 위해 훌쩍 「초봄여행」을 떠나본다.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색하는 여행이다. 책의 전편에 흐르는 세상보기는 지은이의 가슴으로 흐르는 「인생의 강」의 깊이를 보여준다. 그는 『수필쓰기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끝이 없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아출판사 간·6,500원<변형섭기자>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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