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7천명뿐 동일형찾기 “별따기”/수술·장기진료비 엄청나 더 큰 고통온 국민의 뜨거운 온정이 백혈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입양아 출신 미공사 생도 김성덕군(21)을 살릴 수 있게 됐지만 「성덕이」는 한 명이 아니다. 제2, 제3의 「성덕이」들이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골수이식을 기다리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과 싸우고 있다.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방법인 국내 백혈병 환자는 4만여명이 넘고 매년 3천여명이 백혈병을 선고 받고 있다. 서울대 병원 혈액내과 외래진료 병동을 찾는 하루 평균 70여명의 환자중 10여명은 백혈병 환자이다. 그러나 매년 새로 발생하는 백혈병 환자 3천여명중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골수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국내에 골수기증을 약속한 자원자가 7천여명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2만여명의 기증자가 있어야 백혈병 환자 한 명과 동일한 유전자형을 찾아내 이식할 수 있다. 그래서 골수기증 캠페인은 성덕이를 살리고, 제2 제3의 「성덕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기에다 골수기증자의 유전자를 분석·관리할 수 있는 운영체계 확립과 재원 확보가 보태져야 한다.
만성 백혈병에 걸리면 정상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독한 약을 쓰는 장기 치료로 끈질긴 인내심이 있어야 하고, 치료비 역시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성 백혈병의 경우 최장 1년(평균 5∼6개월)내에 삶과 죽음의 기로를 맞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들은 처절한「시간과의 싸움」속에 절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7월초 만성 백혈병을 선고받은 김모씨(27·서울 종로구 이화동). 김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빈혈증세가 심해지고 고열로 인한 탈수현상까지 겹쳤지만 과로때문이라고 생각했을 뿐, 백혈병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병원측은 김씨에게 생리반응조절물질인 인터페론 치료를 권했으나 김씨는 골수이식수술을 택했다. 천신만고 끝에 한국골수은행협회를 통해 동일한 유전자형의 골수 기증자를 찾았지만 시골에서 상경해 어렵게 살아온 김씨가 수술비 2천여만원을 마련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병원측이 김씨를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한 생활보호대상자로 선별해 보려 노력했지만 김씨는 아직까지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박선양(47·내과담당)박사는 『경제여건 때문에 그냥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골수이식수술에 적용되는 의료보험 혜택 역시 극히 제한적』이라며 백혈병 환자에 대한 정부지원을 강조했다.<고재학·장학만기자>고재학·장학만기자>
◎성덕군 2∼3주내 골수이식 가능/성공여부 2∼3개월 걸려
김성덕군은 언제쯤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2∼3주후에라도 김군이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골수이식의 첫단계는 골수기증자의 골반뼈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일. 채취량은 이식대상자의 체중에 따라 다른데 김군의 체중이 70㎏이면 약 1천㏄를 채취하면 된다. 기증자는 골수를 채취할 때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골수이식 전문가들은 김군의 수술장소로 세계적인 소아백혈병센터인 미 미네소타대병원이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의료수준으로도 충분히 수술할 수 있지만, 김군 양부모의 정성어린 간호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골수이식은 혈관을 통해 골수를 주입하는 것으로 수혈과정과 비슷하다.
골수가 제대로 이식됐는지를 가리는 데는 2∼3개월정도 걸린다. 형제간에 골수이식수술이 시행되면 4∼6주후에 성공여부를 알 수 있지만 타인간에 이뤄질 경우 관찰기간이 더 소요된다. 타인간의 골수이식에서는 「이식편대숙주반응」(GRAFT VERSUS HOST REACTION)이라는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송영주기자>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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