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여당과 민주당이 민주당소속 최욱철의원의 김영삼대통령 면담설 진위를 놓고 1주일이상 벌이고 있는 입씨름 공방은 실로 한심스런 느낌을 갖게 한다. 한마디로 국민들에게 정치불신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여당이 발설자 등을 명예훼손혐의로 사직당국에 고소하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대여 규탄대회를 열어 전면전을 펴고 맞고소하기로 했지만 진상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당초 면담설은 민주당 김원기공동대표가 『작년 12월 김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최의원을 만나 신한국당 입당을 권유했으나 최의원이 거절했다』며 이는 여당의 인물빼가기에 의한 민주당 와해 및 파괴공작이라고 비난함으로써 발단이 됐었다. 이에 청와대와 여당은 『이원종정무수석이 고향후배인 최의원을 두차례 만난 일은 있으나 김대통령이 만난 일은 없다』며 이는 모략이고 앞으로도 민주당인사의 영입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만일 민주당의 주장대로 김대통령의 면담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적 문제로 크게 비화할게 틀림없다. 여당총재이기도 한 대통령이 야당의원에게 입당을 권유했다면 이는 정치 도의상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청와대측의 일축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거짓말을 멋대로 꾸며서 발표하는 저질야당으로 국민의 지탄속에 추락하게 될 것이어서 면담설의 공방은 심상치가 않은 것이다.
면담설은 몇가지로 추측할 수가 있다. 첫째는 대통령이 최의원을 의례적으로 면담한 것이 입당권유로 잘못 알려졌다는 관측이다. 둘째는 청와대 고위참모를 만난 것을 민주당이 당의 이미지고양과 국민의 관심모으기작전의 일환으로 이를 대통령면담으로 과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셋째는 최의원이 진실을 은폐하고 사실을 왜곡했거나 특히 당에 거짓보고를 하여 문제가 확대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어쨌든 청와대·여당과 민주당·최의원중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청와대·여당이 허위사실유포혐의로 최의원 등을 고소한만큼 이제는 민주당이 모든 것을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최의원은 대통령면담의 사실 여부는 물론 여당으로부터 입당권유를 받았는지를 소명할 필요가 있다.
사실 최의원의 태도는 지극히 모호하다. 처음에는 「이수석만 만났다」고 한뒤 고소를 당한 뒤에는 「더 이상 말 않겠다」 「문제가 더 이상 비화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해 이래저래 의혹만 더해 주고 있다. 최의원이 떳떳하게 모든 것을 밝히지 않을 경우 「정치인은 거짓말쟁이」라는 불신을 국민들에게 안겨 준 책임은 최의원과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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