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클린턴 방일 경비겹쳐 부담 이유/“검찰·법원 무신경 일정번복 자초” 비난도쿄(동경) 지하철 독가스살인사건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 옴진리교 교주의 첫 공판이 또 한차례 연기됐다. 4월18일로 잡혔던 첫공판이 4월24일로 미뤄진 것이다. 아사하라 재판연기는 지난해 10월로 예정됐던 첫 공판이 담당변호사의 「전략적 사임」으로 연기된 이래 이번이 두번째이다. 이번 연기는 공판이 빌클린턴 미대통령의 방일일정(4월16∼18일)과 겹쳐 경비상의 부담이 과중하다는 경찰청의 요청을 도쿄지법과 검찰이 받아들인 결과다.
아사하라 재판에는 수만명의 방청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돼 왔다. 또한 아직 붙잡히지 않은 교단간부들에 의한 아사하라 탈취극이나 보복테러의 가능성도 있다. 경찰이 아사하라 관련경비와 클린턴대통령 방문에 따른 경호경비를 한꺼번에 감당하는 것은 무리여서 공판연기는 불가피했던 셈이다.
그러나 아사하라 공판이 자꾸만 연기되는데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재판 일정을 결정하는 과정서 체면에만 급급해 다른 중대 요소를 고려하지 못한 법원과 검찰의 무신경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옴진리교측이 선임한 변호인이 재판연기를 겨냥한 교단의 전략에 따라 갑작스레 사임한 후 국선변호인단은 충분한 준비기간을 요청했다. 반면 법원과 검찰은 「희대의 범죄를 하루빨리 단죄하라」는 여론에 떠밀려 조속한 공판을 위해 변호인단과 줄다리기를 거듭했다.
지난달 25일의 최종절충에서 법원과 검찰은 변호인단이 요청한 「4월25일」을 4월18일로 앞당기는 것으로 체면을 세웠다. 클린턴미대통령의 방문일정이 확정된 당시였지만 전혀 염두에 없었다.
뒤늦게 경찰청의 요청으로 4월24일로 1차공판은 연기하되 다음날로 예정된 2차공판은 그대로 강행하기로 결정, 이례적으로 1,2차공판이 이틀에 걸쳐 연달아 열리는 우스꽝스런 모양새가 됐다. 법원과 검찰은 『아무런 얘기도 않다가 뒤늦게 문제를 들고 나온 외무성과 경찰청이 문제』라고 비난을 피해가려 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급하고 큰일일수록 두루 살펴야 한다는 평범한 가르침이 새삼스럽다.<도쿄=황영식특파원>도쿄=황영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