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99%없애 “10년연구 최대성과”/지속성·변종발생등 부작용은 규명안돼후천성 면역결핍증(에이즈)바이러스인 HIV를 억제하는 획기적인 투약방식이 개발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개막된 미국 전염병학회에 보고돼 에이즈 치료연구 10년만의 최대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보고된 투약방식은 새로 개발된 실험용 제제와 기존의 효소억제제인 AZT및 3TC등 세 약제를 혼합, 「칵테일」형태로 사용하는 것. 이 방식으로 투약한 결과 실험대상 에이즈 환자 26명중 24명의 혈중 HIV가 99%나 없어진 것으로 측정됐다. 그리고 이 효과는 지난주 현재 6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이를 지금까지 알려진 에이즈 치료방식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제제는 머크사의 프로티아제 억제제. 프로티아제는 HIV의 핵심효소인 단백질 분해효소로 86년 처음 발견된 이래 10여개 유수 제약회사들이 억제제 개발을 위한 경쟁을 벌여왔다. 현재까지 4개 회사제품이 인체실험 단계이거나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머크사의 이번 제품도 금주중 FDA승인을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티아제 억제제는 새로 생성되는 HIV의 성숙을 제어하는 방식인데 비해 기존의 AZT나 3TC는 HIV세포내에서 RNA가 DNA로 전사되는데 필요한 전사효소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기제가 서로 다르다. 즉 HIV 라이프 사이클에서 각기 다른 단계에 작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의 임상실험이 획기적인 결과를 보여주긴 했으나 이것이 바로 에이즈의 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소규모 실험대상에 극히 단기간의 연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소멸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혹은 이 투약방식에 대해 변종 바이러스가 새로 생겨날 수 있을지 여부는 전혀 알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비록 혈액내에서 바이러스가 측정되지 않았다 해도 체내의 다른 곳으로 숨어버렸을 가능성은 이번 실험으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투약방식의 부작용도 주시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뉴욕=조재용특파원>뉴욕=조재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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