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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갑니다”/「서태지와 아이들」 공식은퇴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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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갑니다”/「서태지와 아이들」 공식은퇴 회견

입력
199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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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창작의 고통에서 벗어나/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파”인기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잠적 11일만인 31일 상오 10시45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내 유림회관 3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공식발표했다.<관련기사 25면>

사설 경호원 10명의 호위를 받으며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이들은 미리 준비한 9장 분량의 「작별의 인사」를 서태지―이주노―양현석순으로 번갈아 읽어 내려갔다. 이들은 「작별의 인사」에서 『1996년 1월31일을 기해 지난 4년간의 가요계 생활을 마감하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힘겨운 창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팬들의 가슴속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매니저 김철씨는 『이들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퇴 기자회견의 시간과 장소가 일반인들에게 비밀에 부쳐졌지만 회견시작 직후부터 유림회관에는 어느새 4백여명의 소녀팬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소녀팬들은 『서태지!』를 연호하거나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책가방을 내팽개치고 통곡하는 교복차림의 10대소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부 소녀팬들은 차가 사라진 길을 따라 넋이 나간듯 마냥 걸어가기도 했다.

「서태지…」일행이 회견을 끝내고 봉고차로 유림회관을 빠져나가려 하자 경찰 저지선을 뚫고 나온 10대 소녀 1백여명이 차창을 두드리며 『오빠』를 외쳐댔다. 이 소란 속에 그룹 경호원 한 명이 차에 깔려 부상하기도 했다. 경호원들과 경찰이 안간힘을 쓴 끝에 봉고차는 성균관대후문 삼청동방향으로 가까스로 빠져나갔다.

이날 회견장 경호는 삼엄했다. 귀에 이어폰을 낀 사설 경호원들이 시종 「서태지…」 일행을 에워싸며 보호했고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전경 6백여명을 동원해 회견장 출입구를 봉쇄했다. 회견장에는 기자 카메라맨등 보도진 1백50여명만 입장했다. 김포공항도 하오부터 소녀팬들이 몰려들어 홍역을 치렀다. 「미국출국설」을 듣고 달려온 10대팬 3백여명은 2청사 대합실로 몰려가 곳곳에서 『서태지 오빠』를 연호했다. 「서태지…」는 1일 상오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10대 팬들 사이에 「서태지 신드롬」은 바로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권오현·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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