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91%·투자 75% 메모리분야 편중/작년 미·일서 수입분 90%가 비메모리/첨단·개전화맞춰 비메모리 다품종 소량생산 전환해야전자제품의 첨단화, 가전의 개전화 추세에 맞춰 국내 반도체 산업도 메모리 일변도의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비메모리 반도체의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31일 지적됐다. 국내 반도체업계가 메모리분야에서는 세계 챔피언급이지만 구조개선을 서두르지 않으면 머지않아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최근 작성한 「21세기를 위한 반도체 산업의 발전전략」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중 메모리 제품은 91%에 달한 반면 비메모리의 비중은 9%에 불과, 세계 시장상황에 맞지않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국내 반도체 수요중 69%를 일본과 미국등에서 수입했으며 이중 90%이상이 비메모리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메모리를 집중 생산하는 국내 반도체 3사는 총생산액중 91%를 수출, 수요와 공급의 「엇갈린 만남」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요량이 가장 많은 품목은 비메모리 부문중 아날로그 제품(21.7%)으로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올해도 약 64억달러로 추정되는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40억달러 상당이 수입될 전망이다.
기술개발 투자도 여전히 메모리 부문에 편중돼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연구개발(R&D)비는 93년 7억달러에서 95년 18억달러로 늘었으나 75%가 메모리 생산기술에 투입돼 상대적으로 기초설계기술 및 응용기술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스스로 응용력(기능성)을 지닌 제품. 자동응답전화기에서 음성을 녹음(저장)하는 곳이 메모리 반도체라면, 음성을 신호로 바꿔 칩속에 저장했다가 다시 음성으로 재생시키는 장치가 비메모리 반도체다.
가전이 첨단화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이 비메모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국내업계도 늦어도 98년까지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생산 비율을 70대 30으로 조정해야 한다. 「반도체 강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연간 40억달러에 달하는 수입 반도체의 국산화가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재료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것도 지속적인 반도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수요는 90년 7억달러에서 불과 5년만인 지난해 22억달러로 증가했으나 그중 82%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재료시장도 90년 5억달러에서 95년 19억달러로 무려 4배가까이 성장했으나 해외의존도는 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일본의 수성작전, 대만의 맹추격속에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지난 5년간 연간 60%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반도체 신화」를 창조했던 국내 업계가 격동하는 세계 무대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려면 과감한 체질개선과 기초기술확보를 위한 투자확대가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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