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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소환요원 도착지연 탈출성공/외교관 현성일씨 망명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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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소환요원 도착지연 탈출성공/외교관 현성일씨 망명 뒷얘기

입력
199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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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실력 뛰어나 대사관업무 도맡아/외화벌이차원 상아 등 밀반출 개입도부인에 이어 30일 서울에 도착한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현성일씨(37)는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대사관 업무를 도맡다시피 하는등 주요역할을 해온것으로 알려졌다. 현씨는 부인 최수봉씨(36) 및 북한공작원 차성근씨(29)와 함께 사전에 동반망명을 약속했음도 확인됐다. 현씨의 망명을 계기로 북한대사관이 아프리카현지에서 밀수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김일성종합대학 영문학부를 졸업한 현씨는 입국시 동행한 우리측 요원들에게 『북한대사 김웅성이 영어를 하지 못해 대부분의 외교교섭을 내가 전담했다』고 말했다. 현씨는 평양에서 영어 교원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함경남도 당책임비서인 아버지 현철규의 도움으로 외교관으로 입문해 잠비아에서 첫 임무를 맡았다. 관계당국은 잠비아 북한대사관에 고위층 자녀들이 모여있는 것은 「고위층의 자녀 해외 빼돌리기」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현씨는 당초 부인 최씨와 함께 잠비아에 오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사회과학원 전부원장의 딸인 최씨가 타자수를 자청, 대사관직원 자격으로 함께 파견될 수 있었다.

○…93년 11월 잠비아에 파견된 현씨는 평소 북한대사의 전횡에 불만을 느껴오다 94년 11월 태권도 교관으로 위장파견된 북외교부 영접지도국장 차순권의 아들 차성근씨와 가까워 지면서 망명 결심을 굳혔다. 차씨는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대사관의 보안업무를 담당한 실세여서 현씨와 자주 접촉했다. 현씨는 망명에 성공한뒤 『대사와 함께 평양으로부터 소환명령을 받았으나 우리를 데려갈 북측 요원의 경비가 없어 잠비아 파견이 지연됐다』며 『북측 요원이 제대로 도착 했더라면 서울에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은 경비마련 및 외화벌이 차원에서 코뿔소 뿔, 상아등의 밀반출을 해왔음이 드러났다. 현씨는 대사관에서 영어실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때문에 이러한 밀수과정에 직·간접으로 개입해 왔다는 것. 잠비아 당국은 북한대사관이 밀수를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대사관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는게 우리관계자들의 설명이다.<고태성·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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