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하천 등 험한 지리탓 서로 “우리땅” 주장/페루·에콰도르·칠레등 충돌… 군비 경쟁까지남미의 몇몇 국가들 간에는 실제 국경선이 지도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명확하게 그어져 있지 않다. 울창한 밀림 거친 하천등 험한 자연조건이 국경선을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때문에 남미국가들은 국경선을 둘러싸고 영토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에콰도르와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가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에콰도르와 페루는 지난해 1월 접경인 콘도르지역이 서로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며 충돌,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가 휴전했다. 양국은 지난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무장관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 회담은 에콰도르의 이스라엘제 크피르전폭기 주문을 둘러싼 비난전이 돼 버려 성과없이 끝났다. 페루 외무장관은 에콰도르에 전폭기 구매를 취소하라고 요구했으나 에콰도르측은 먼저 군비경쟁을 벌인 것은 바로 페루였다면서 이를 일축했다.
콘도르지역 영토분쟁의 역사는 185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경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에콰도르정부가 이 지역을 채무변제용으로 외국에 할양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발끈한 페루는 5년뒤 에콰도르를 침공, 3년간 전쟁을 벌였다. 1887년 스페인국왕 중재로 이 지역은 에콰도르로에 귀속됐다. 그러나 이에 불만을 품어온 페루는 1941년 군대를 동원, 이 지역을 강제 점령했다. 다음해에 미국과 브라질등의 중재로 양국은 「리우 데 자네이루 의정서」에 서명했다. 콘도르지역은 원유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데다 수력발전소를 세울 수 있는 적격지여서 양국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페루는 최근 칠레의 아리카지역 인근에 120 길이의 도로를 개설,또다른 땅싸움을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은 1929년 체결된 조약에 따라 칠레에 귀속됐지만 페루의회는 현재까지 비준하지 않고 있다.
반면 칠레는 남미 남단 피츠로이산 일대에 대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은 91년 협정에 의해 준아르헨티나 영토로 인정받아온데다 빙하로 덮여 사람이 살지 않아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칠레공군이 최근 이 지역에 훈련기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한뒤 정찰비행에 나서고 있어 양국간 영토싸움으로 번질 조짐이다.<권대익기자>권대익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