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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기”세계 비난 자초/불,핵실험 할것다하고 종료선언“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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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기”세계 비난 자초/불,핵실험 할것다하고 종료선언“생색”

입력
199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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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우려속 핵강국 구축… 시라크 “평화” 외침 무색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29일 지난해 9월 5일부터 재개했던 핵실험을 완전 종결한다고 선언, 세계여론의 거센 비난을 일단 피했으나 프랑스는 「유럽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남게 됐다.

프랑스는 핵실험 덕택에 핵기술을 상당부분 축적하는 한편 핵강국으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등 애초에 설정한 양대 목표를 달성했다. 시라크 대통령도 핵실험 종결을 선언하면서 『프랑스는 지금까지의 핵실험으로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위력을 보유하게 됐고 앞으로 세계 군비축소 및 유럽방위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 당초 목적이 달성됐음을 시사했다.

반면 무리하게 강행한 핵실험으로 환경파괴를 일으킨 것과 그로인해 유럽과 남태평양의 국가들은 물론 각국에 「이기적인 프랑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점은 분명 프랑스가 이번 일련의 핵실험을 통해 잃은 것이다.

프랑스정부의 계속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핵실험이 실시된 무루로아섬의 지하화산구조가 균열되어 방사능폐기물이 누출될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으로 주변 대기와 해양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프랑스의 핵우산으로 독일과 유럽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핵실험을 한다』는 그럴듯한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유럽의 재건이 극히 필요한 시점에 독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변국의 차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가 없었다.

프랑스의 핵자주노선을 경계해왔던 미국이 프랑스의 핵실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단지 『유감』이라는 짤막한 멘트로 일관되게 대응한 것은 흥미롭다. 만일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주도해온 미국이 프랑스의 핵실험을 눈감아주는 대신 프랑스가 CTBT 회담에서 미국을 지지한다는 뒷거래가 있었다는 분석이 맞는다면 미국도 사실상 「공범」인 셈이다.

시라크 대통령의 이번 핵실험 중단선언은 결코 핵개발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실험을 통해 얻은 「만족할 만한」결과를 토대로 모의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핵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핵기술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힌다는 의도이다.

『나는 평화를, 견고하고도 지속적인 평화를 갈구한다』는 시라크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이때문이다.<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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