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저미는 노랫말 「멍에」 「애모」등 인기 한 몸에김수희(43)의 노래는 본드처럼 접착력이 강하다. 끓어오르듯 허스키한 목소리가 애절하게 떨리고 강하게 꺾인다. 그의 절박한 노래는 70∼80년대를 지나온 사람들의 가슴에 끈끈하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너무 합니다」 「멍에」등 히트곡들은 아직도 중년의 추억을 휘감고 있는 애창곡이다.
<사랑의 기로에 서서 슬픔을 갖지 말아요 어차피 헤어져야 할거면 미련을 두지 이별의 미움을 뒤돌아 아쉬움을 남기면 마음만 괴로우니까 …> (멍에, 1983년 추세호 작사·작곡) 사랑의>
흐느끼는 듯한 바이브레이션과 가슴 저미는 노랫말이 압권인 「멍에」는 요즘도 대중의 애창가요 10위 안에 들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김수희의 음악 인생은 일찍 시작됐다. 무남독녀로 부친을 일찍 여읜 그는 숙명여고를 졸업한 71년 미8군 무대에서 국내 최초의 여성 그룹사운드인 「블랙캐츠」의 리드 싱어이자 기타연주자로 활동했다. 로큰롤, 재즈, 팝등 다양한 음악을 수련했고 75년 국악인 고 박초월씨에게 창을 배웠다. 이 과정을 통해 탄탄한 음악적 기량을 닦은 그는 76년에 발표해 79년 지각 히트한 「너무합니다」(윤항기 작사·작곡)로 이름을 알렸다.
『박초월선생님이 「소리란 혼이므로, 노래는 혼까지 팔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그 말씀을 새기면서 노래에 나의 모든 것을 실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팬들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83년 「멍에」, 84년 「잃어버린 정」을 연속 발표하면서 스타로서의 위치를 굳히던 그는 병으로 인해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90년 희레코드라는 음반 제작사의 경영인으로 다시 가요계에 나타났다. 그리고 93년 「애모」(유영건 작사·작곡)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클래식이 논리라면 대중음악은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 노래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것은 사람들의 현실을 가까이서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는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너무합니다」「설」등 두 편의 장편소설을 썼고 지난해에는 자신이 제작, 감독 등 1인5역을 해낸 영화「애수의 하모니카」를 발표하기도 했다.<권오현기자>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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