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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 무관심 넘어「무지상태」/WP지,하버드대와 공동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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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 무관심 넘어「무지상태」/WP지,하버드대와 공동 여론조사

입력
199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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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주 상원의원 이름 모른다” 54%/부통령·하원의장도 깜깜 40%·47%/공화·민주 구분 못하는 유권자 48%/“아는게 힘이라면 미 가장 약한 나라” 우려미국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최근들어 정치적 무지로 이어지면서 『연방정부가 일을 하면 할수록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진다』는 일종의 「무정부주의」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하버드대학등과 공동으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워싱턴 포스트조차 깜짝 놀란 것은 「당신이 살고 있는 주에서 선출된 2명의 현직 상원의원 이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둘 다 틀리게 대답한 응답자가 54%, 한명을 틀리게 알고 있는 유권자가 22%로 나타난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 한 두달동안 거의 매시간 톱뉴스로 등장했던 연방정부의 폐쇄와 관련 「연방예산의 적자의 주원인이 노인의료보험 때문인가 해외원조 때문인가」라는 선택형 문제에서 의료보험이라고 답을 맞힌 사람이 불과 27%인데 반해 해외원조때문이라는 대답이 58%, 잘 모르겠다고 말한 사람이 15%였다.

현직 부통령의 이름(앨 고어)을 모르는 사람이 40%, 하원의장(뉴트 깅그리치)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47%, 공화 민주 양당중 더 보수적인 정당(공화당)을 가리지 못하는 유권자가 48%, 상원 다수당 원내총무의 이름(밥 돌)을 모르는 사람이 66%로 나타났다.

이런 지경이니 상원의원의 임기(6년)를 74%가 모르고 있다든지, 94%의 국민들이 대법원장(윌리엄 랭퀴스트)이 누군 줄 모르고 있는 것은 오히려 애교로 치부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주인공이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이었음을 기억하는 국민은 86%나 되었다.

민주시민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무지한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유식한 유권자」들에 비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미국은 이제 미국밖의 일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생각도 훨씬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결론에서『만일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맞다면 미국은 전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 중 가장 힘이 약한 국가』라고 꼬집고 있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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