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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브루클린 검찰청 검사 정범진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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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브루클린 검찰청 검사 정범진씨(달리는 지구촌 한인들)

입력
199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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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장애 극복한 초인적의지 “감동”/전신마비 딛고 강력범죄등 전담/내년엔 물리치료사와 결혼 예정신체장애를 딛고 93년 4월 검사시험에 합격, 현재 뉴욕시 브루클린 검찰청에 근무중인 정범진(28·세례명 알렉산더)검사의 초인적 의지가 한인사회 뿐 아니라 미국법조계에서도 잔잔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드는 사건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해야 하는 검사업무는 남다른 사명감과 체력을 요구한다. 더구나 정검사는 5년전 당한 교통사고로 팔부분만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기가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그러나 강도 마약 등 강력범죄 전담업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그에게 몸의 마비는 「불편함」일뿐 「장애」가 되지 못한다. 검찰청내에서도 밝은 얼굴에 지치지 않는 투지만만한 청년검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는 하루종일 휠체어에 앉아있어야 하므로 퇴근후 남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철저한 직업의식 때문에 업무가 밀릴때는 심야에도 피로를 무릅쓰고 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도 얼굴 한번 찡그려본 일이 없다. 어머니 이명자씨(57)는 『다소 신경질적이던 성격이 사고후 오히려 사라지고 우리 부부도 놀랄 정도로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클린 검찰청에만 2명의 신체장애인 검사가 있다』고 소개한 정검사는 『신체장애로 좌절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다는 의지만 가지면 정상인과 차이없는 생활이 가능하다는 적극적인 사고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대학시절 방학이면 한국의 법률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던 정검사는 기회가 닿으면 한국에도 다시 가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휠체어로는 제대로 길거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인식이 낙후돼 있는 한국은 그에게 멀기만 한 나라가 돼 버렸다.

아버지 정규동씨(61)와 어머니를 따라 초등학교 3학년때 이민온 정검사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중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고 다재다능했다. 이런 그가 불행을 맞게 된 것은 조지워싱턴 법과대학원 재학중이던 91년 여름. 방학을 맞아 워싱턴DC를 떠나 부모가 살던 댈러스로 가던 도중 빗길에 미끄러져 차량이 전복되면서 중추신경을 크게 다쳐 전신마비가 된 것이다.

정검사는 내년이면 새 보금자리를 꾸미게 된다. 그가 치료를 받던 병원의 물리치료사 캐런 데블린씨(27)와 지난해 7월 약혼했고 97년에 결혼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의 앞날에 값진 열매가 맺히기를 주위의 사람들은 기원하고 있다.<뉴욕지사=여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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