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감는 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등일본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촌상춘수)의 소설이 잇따라 번역돼 나왔다. 문학사상사가 한 달새 내놓은 94년작 「태엽감는 새」(전4권)와 첫 장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의 초기작과 최근작의 모습을 함께 살필 수 있게 한다.
하루키의 중요한 주제인 「존재에 대한 의미 찾기」는 「태엽감는 새」에서 오카다 도루라는 소시민남자의 방황을 통해 드러난다.
아내는 가출하고 「등의 태엽이 감긴 인형이 테이블에 놓여지듯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행위를 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방향으로 끌려」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느끼는 주인공. 물이 마른 우물, 출구도 입구도 없는 골목길 등 인생은 무의미함이나, 공허함이 지배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다양한 인물과의 만남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79년 군조(군상)신인상을 수상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방학을 맞은 21세 작가지망 대학생이 고향에서 보낸 며칠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쥐」라는 별명의 친구와 주인공은 특별한 이유없이 매일 만나 엄청나게 맥주를 마시고, 대단치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그 곳에서 낯선 여자와 가까워진 주인공이 씁쓸한 사랑의 기억을 뒤로 하고 고향을 떠나는 과정이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져 있다. 전문번역가 윤성원씨가 모두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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