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때 정상참작 기대/판결이후 추이도 신경/재판 조속 매듭 통해 경영전념 희망도재계는 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에 대한 검찰 구형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정부의 대재벌 화해움직임에 걸었던 기대가 여지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징역 1∼4년의 구형량은 비자금파문의 여파를 고려할때 예견된 수준이긴 하지만 청와대만찬을 앞둔 재계로서는 청천벽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날 검찰구형은 뇌물액수와 성격에 따라 3분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상대적으로 중형을 구형받은 대우 동아 한보등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고 대림등은 실형에도 불구하고 적은 형량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삼성그룹은 이건희회장에게 징역3년이 구형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향후 법원의 선고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그룹관계자들은 『그동안 검찰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입은 대내외 이미지 손상등 심각한 타격에서 빨리 벗어나 기업활동을 정상화시키는 일이 시급하다』며 특단의 조치를 기대했다.
○…대우그룹은 이날 공판에서 김우중회장이 징역4년에 구형되자 그룹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 한 관계자는 『실형 구형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4년은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세계경영을 위해 벌여놓은 해외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아그룹은 최원석회장에 대한 구형량이 대우 한보와 함께 그룹회장중 가장 많은 4년으로 결정되자 『예상외』라는 반응. 그룹관계자는 『구형량이 너무 많아 그룹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외건설수주등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사내분위기를 전언. 그러나 선고공판에서는 당시의 「불가피한 상황」이 참작돼 3년정도의 징역과 집행유예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애써 위안하기도.
○…한보그룹은 재판에 나선 총수가운데 정태수총회장만 유일하게 구속상태인 때문인지 구형량을 담담하게 수용했다. 한 관계자는 『다만 검찰측이 서울대 병원에 입원을 해야할 정도로 나빠진 정회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일말의 아쉬움을 피력했다.
○…진로그룹은 장진호회장에 대해 3년이 구형된데 대해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법정출두에 앞서 회사로 정상출근한 장회장은 재판이 끝난후에도 회사에 들러 임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고 당부한뒤 귀가.
○…대림그룹은 이준용회장에게 1년6개월이 구형되자 안도하는 모습. 한 간부는 『이회장이 제공한 성금이 50억원에 불과한데다 반대급부를 받은 일이 없어 구형량이 가벼울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선고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
○…김준기회장의 구형 형량이 2년으로 결정되자 동부그룹 관계자는 『뇌물액수를 감안할때 구형량이 더 적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선고에서는 기소그룹중 가장 적은 뇌물액수가 참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동영·이재렬·정희경기자>김동영·이재렬·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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