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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암/박재갑서울대병원암연구센터소장(홈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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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암/박재갑서울대병원암연구센터소장(홈닥터)

입력
1996.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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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생겨 출혈 치질과 비슷한 증상보여/선암아니면 대부분 절제안하고 치료60대중반의 여자가 항문에서 피가 나온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환자는 5년전부터 대변을 본 뒤 피가 묻어 나왔으나 치질쯤으로 여기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개월전부터 출혈량이 많아져 가까운 의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해본 결과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 찾아왔다는 것이다. 진찰결과 항문에 궤양을 동반한 덩어리가 있었으며 재조직검사를 통해 항문암임을 확인했다.

항문암은 보통 항문입구에서 5㎝이내에 발생하며 대장암중 약 2%이하를 차지한다. 주요 증상은 출혈과 혹이다. 그러나 항문 안쪽에 혹이 자랄 경우에는 환자가 혹을 만지지 못할 때도 있다. 항문암이 심해지면 항문이 막혀 배변이 힘들어진다.

과거에는 항문암을 치료할 때 항문과 직장을 모두 절제한 뒤 배꼽 위에 인공항문을 만들어주는 수술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의술이 발전하면서 항문은 그대로 둔채 방사선 및 항암제로 동시에 치료해 완치시키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엔 직장암을 수술하는데도 항문을 보존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항문암 수술때 모두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항문에 생기는 여러 종류의 암중 약 7%를 차지하는 선암은 방사선 및 항암제를 동시에 사용해도 잘 치료되지 않으므로 항문을 제거해야 한다. 또 선암이 아닌 경우에도 암이 없어지지 않거나 다시 생길 때에는 항문을 제거해야 한다. 앞의 환자는 방사선과 항암제를 함께 사용해 항문을 살리면서 암을 제거할 수 있었다.

직장 및 항문에 생기는 암은 치질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항문출혈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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