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반도와 영웅」인니독립전쟁 참가한 양칠성의 삶 등 재조명/뮤지컬 「블루 사이공」베트남 여인과의 사랑 라이따이한 아픔 다뤄「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베트남전, 그리고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이미 종전된지 오래이고 이 땅에서 벌어진 전쟁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민족이 참전해야 했던 이 전쟁들에 대해 아직 매듭짓지 못한 문제를 두 편의 연극에서 들춰본다. 국립극단의 「반도와 영웅」(2월29일∼3월19일 하오 7시30분 토일 하오 4시 국립극장 소극장·274―1151∼8),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뮤지컬 「블루 사이공」(2월1일∼3월10일 화∼목 하오 7시30분 금∼일 하오 4시 7시30분 문화예술관 서울두레·765―1871).
두 작품의 비극성은 바로 전쟁의 아이러니에 있다. 영웅으로 추앙받는 사람이 사실은 반란의 장본인일 수 있거나 시각에 따라 다시 변하기도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씁쓸함을 더해준다. 더불어 우리가 왜 그 전쟁들에 참전하게 되었는가, 또 끝나지 않은 전쟁의 뒷마무리를 누가 맡아야 하는가 하는 준엄한 물음이 함께 담겨 있다.
일본인 우쓰미아이코(내해애자)의 「적도하의 조선인반란」을 토대로 김의경이 쓴 「반도와 영웅」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집된 실존인물 양칠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45년 일본 패전후 인도네시아에 남아 네덜란드에 대한 독립전에 참가하는 한인의 문제는 실상이 잘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이면. 일본인상관 아오키와 양칠성의 역학관계의 변화 또는 전도, 일본에선 일인유골만 본국으로 송환해 가는 장면들이 부각된다. 인도 펀잡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연출자 장진호는 『그러나 「전쟁은 결국 패배자만 남긴다」는 게 작품의 주제』라고 말했다.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블루 사이공」(김정숙 작·권호성 연출)은 한국군인이 사랑하던 베트남여인의 공작으로 부대가 전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아가 현재형의 베트남전이 펼쳐진다. 참전자의 고엽제 후유증이 2세에까지 이어지고 라이따이한이 한국에 기술연수생으로 와 가혹행위를 당하는등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글 속에서 김추자 이미자의 노래가 불려지는 위문단쇼, 베트남의 민속축제인 제등행렬등이 신바람나게 펼쳐진다. 공연 첫날 시연회에는 대한해외참전전우회 임원 약 500명이 정기총회를 겸해 관람을 할 예정이다.<김희원기자>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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