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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부도 등 경제 불안 입체 진단/이필상고려대교수(나의 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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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부도 등 경제 불안 입체 진단/이필상고려대교수(나의 지면평)

입력
1996.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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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개책 위한 청사진 제시도 기대재계 서열 27위인 우성그룹이 무너졌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에서 우성그룹의 부도는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도산이다. 지난 1년간 1만4,000여개의 중소기업이 도산했다. 우성그룹부도는 경기하강과 함께 증가추세에 있는 중소기업도산에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기가 급랭하고 기업투자가 위축하면서 우리 경제는 붕괴위험을 맞을 수 있다. 경제의 구조적 불안은 경기양극화 현상에 의해 이미 잉태된 것이었다.

지난해 경기 활황이 반도체 철강 조선 자동차등 대기업에 치중하고 경공업, 건설분야의 중소기업들은 빈사상태에 가까웠다. 이러한 산업성장의 반신불구 형태는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심화시켰다. 여기서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내세워 대기업위주의 팽창정책을 폈다. 이런 상태에서 경기가 침체하자 우성그룹이 무너지고 기업도산이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확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일보는 우성그룹의 주력기업인 우성건설과 8개 계열사의 연쇄부도사실을 2일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19,20일자). 그리고 올들어 탄탄한 기술과 판매력을 갖고 있던 기업들의 잇단 흑자부도를 지적하고, 경기 연착륙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19일자 8면). 이어 「부도 도미노현상―경제가 흔들린다」제목하의 기획연재등 다양한 보도를 통해 심각한 위기에 처한 기업현장을 생생하게 진단하고 분석했다(20∼23일자 3,5,7,10면, 27일자 8면). 우성그룹부도에 대해 한국일보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업계의 위기해결대책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방만한 경영, 무책임한 금융, 안일한 정책에 대해 모두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을 가했다(20일자 사설).

경제의 시련은 물가불안으로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공공요금 개인서비스요금 대학등록금 중·고교수업료 등의 인상이 꼬리를 잇는 가운데 아파트 분양가의 자율화에 따라 아파트 가격, 전세·월세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총선을 겨냥한 갖가지 통화공급과 선심용 지출이 늘고 있어 물가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도산이 심각한 상태에서 물가불안이 나타날 경우 경제는 불황속 고물가(스태그플레이션)라는 극도의 불안상태에 접어든다. 이 경우 서민들은 소득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고물가의 고통을 겪어야 하며 실업의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런 견지에서 경기하강에 따른 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제의 근원적인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한국일보는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대책이 사실상 경기의 단기부양을 겨냥하고 있어 올 억제목표인 4.5%물가안정기조는 지키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그리고 정부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 경제가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침체상태가 될 것임을 경고했다(22일자 7면). 그러나 위기에 처한 경제에 어떤 정책을 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건설적인 논의가 부족했다. 현상태에서 경제에 필요한 것은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통화관리구조를 유지하며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불안을 제거하고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여 경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일이다.

한국일보는 경제의 위기를 진단하는데 그치지 말고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마련할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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