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원사→염색원단까지 이업종 유기적 융합/각 공장 파이프라인 연결·무인자동화 등 공정개혁/연 1,000억 이상 원가절감 불황대응능력 강화전략고합그룹이 지난 24일 준공한 울산 구조재구축공장(제1단지)은 각기 다른 금속을 녹여 하나로 만든 합금처럼 그룹산하 이업종 계열사 공장들이 화학적으로 결합돼 통합생산체제를 갖춘 신개념의 복합단지(Complex)이다. 이 단지에는 석유화학 수지 합섬공장등이 집결돼있어 원료에서 최종제품이 사슬처럼 연결,생산된다. 고려종합화학이 생산한 파라크실렌(PX)을 원료로 고려석유화학이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만들고 고려합섬은 이를 중합해 폴리에스테르원사를 뽑아낸다. 고합물산은 원사로 직물을 짜고 고합텍스타일은 이를 염색해 원단을 만든다.
그러나 연면적 2만3,000여평 규모의 거대한 울산공장을 합금처럼 만든 것은 이같은 일관생산체제가 아니라 바로 각 공장들을 이어주는 긴 파이프라인. 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업종의 공장들이 서로 원료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유기적인 통합생산을 하는 것이다.
즉, PX공장에서 배출되는 저압증기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PTA공장으로 전달돼 대형압축기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PTA의 질소 폐가스는 수지 공장의 PTA이송에 사용된다. 지금까지 모두 공중으로 방출됐던 각종 오염물질들이 다른 공장의 동력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원료의 수송도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울산 부두에서 공장까지 연결된 8∼16의 파이프라인들을 통해 각종 원료가 공장내 원료노까지 자동 운반되고 원사 수지등 각종 생산품도 다음단계의 공정으로 자동 운송된다. 탱크로리나 대형트럭이 불필요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이 공장의 또다른 특징은 완벽한 무인자동화 생산체제. 전공정을 통틀어 사람 손이 가는 일은 도르래에 감긴 원사 끝에 매듭을 묶는 일정도다. 등급선별 운반 포장 입고 출고등 전과정을 기계가 대신해주고 노란색 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무인차가 완성품을 창고로 옮겨놓는다.
이같은 통합생산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제조원가가 절감되고 인력은 6분의1로 줄어들었다. 1단지의 생산능력은 연간 200만톤. 2단지가 완공되는 올해말에는 동일단지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연간 300만톤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또 3단지는 중국 대련에 건립,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합그룹의 구조재구축공장 건립은 그룹의 양대주력사업인 섬유와 석유화학의 종합경쟁력을 갖춰 불황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원가절감을 통해 세계 경기의 호·불황에 상관없이 어느곳에서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장치혁그룹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공정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며 『통합생산을 통해 국제경쟁력이 최소한 25%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고합그룹은 향후 30년동안 ▲에너지및 신소재 ▲정보통신 ▲생활문화사업(신합섬)을 3대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때 섬유와 석유화학 공정이 통합된 울산공장은 에너지 및 신소재사업의 중심기지로, 그룹 모태인 의왕공장은 신합섬등 고부가가치 섬유 전용생산체제를 갖춰 생활문화사업의 거점으로 육성될 전망이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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