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먼저 타진… 미 기업 큰 관심”/미,주변정세 호전 전제 대북규제 단계 완화 예상/북,노동집약산업 분야서 한국시장 잠식 가능성내달 5일 워싱턴에서 북한경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미국제경제연구원(IIE)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미국 유수의「싱크탱크」이다. 81년 IIE창설 당시부터 이 연구소를 이끌어온 프레드 버그스텐 박사는 저명한 경제학자로 태평양 연안국가들의 경제정책 자문역인 아태경제협력체(APEC)「현인그룹」의 미국측 대표겸 미경쟁력정책위 의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국제담당 재무차관보(1977∼80)및 금융담당 재무부장관(1980∼81)을 역임했다.
다음은 버그스텐 박사와의 회견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이번 세미나의 의미는.
『북한측이 이니셔티브를 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들은 LA소재 국제경영연구원 등 중간경로를 통해 미국방문 가능성과 세미나계획을 알려왔다. 내가 알기로는 북한이 이런 행사를 하는 건 처음이다. 잠재적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대응했다』
―북한측이 이형철미국담당국장을 비롯한 고위관리들을 파견하는 배경은.
『그들이 고위급을 보내는 배경은 솔직히 잘 모르나 그들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리라고 본다』
―북한진출에 대한 미국기업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인가.
『현상태에서 대북거래는 불법이기 때문에 미국기업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이 이미 이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고 상당수 기업들이 이번 세미나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밖에 극소수의 기업들은 보다 구체적인 진출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기업들은 행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대북규제 완화전망은.
『핵합의 이행을 포함한 전반적인 안보·정치적 관점에서 고려될 것이다. 베트남, 그보다 앞서는 중국 및 러시아에 대한 금수조치완화 과정에서도 이같은 패턴이 목격됐다. 중국과 베트남에 대한 규제완화 과정에서는 미국기업들의 대정부 압력이 강했다. 특히 중국이 고립화정책에서 탈피할 움직임을 보이자 거대시장을 노리는 미국기업들이 커다란 압력을 가했다』
―북미 경제관계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미행정부는 전면적인 금수해제에 앞서 자선단체나 개인들간의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서의 거래를 사안별로 허가할 것이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및 핵동결 등 주변 정세가 호전되면 규제를 트는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정지되거나 심지어 후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도기의 남북경협 과제는.
『노동집약산업 분야에서 북한은 한국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갈 지도 모른다. 반면 한국의 첨단기술 산업은 유리한 국면을 맞게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전반적인 경제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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