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추궁불구 기자들에게 농담건네는 등 여유/법원,「기소할만한 증거여부」 결정만도 오래 걸릴듯미역사상 처음으로 현직대통령부인으로서 연방대배심에 출두, 신문을 받고 나온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모든 얘기를 다했다』며 후련한 표정이었다.
힐러리여사는 26일 하오 2시(한국시간 27일 새벽 4시)부터 워싱턴DC연방대배심에 출석, 예상을 깨고 4시간동안이나 추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출두시간보다 15분 앞서 검은색 롱코트에 금발을 휘날리며 법원에 도착, 보도진에게 『대배심의 신문에 답변하게 되어서 기쁘다』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긴 신문을 받고 나와서도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보도진에게 『아직도 기다리고 계셨군요』라며 능청을 떨기 까지 했다.
그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있는 변호사 수임료 영수증등 화이트워터와 관련된 「그 서류」들에 대해 『그것이 옛날에 발견됐다면 그 것은 그동안 나의 결백과 진실을 증명하는 자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며 은폐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이 서류가 백악관 안에서 왜 2년동안 「숨겨져」있었는지에는 『모르겠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대배심 신문은 배심원 23명중 21명과 화이트워터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케네스 스타특별검사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스타 검사는 영부인의 법정출두에 다소 부담을 느낀듯 『그는 피의자가 아닌 증인자격으로 소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측은 앞으로 관련 증인과 참고인들 신문이 계속되겠지만 힐러리여사의 법정출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방대배심의 힐러리 여사 소환은 단지 그를 기소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었느냐 하는 것만을 결정하는 것으로 그 결정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관심은 두 가지 사실, 즉 백악관에서 발견된 서류들이 그의 변호사시절 「불법행위」를 증명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그 자신이 이 서류들을 2년동안 은폐했느냐의 여부다. 특히 영부인으로서 그의 서류 은폐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클린턴 대통령의 도덕성까지도 중대한 흠집을 낼 수 있다.
그동안의 여론은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다수였다. 그같이 유능한 변호사가 이처럼 중요한 서류들이 집안에 있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가 자신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자 그에 동조하는 여론도 적지않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그를 잘 알고 있다는 인사들이 그의 성격상 2년동안 그 서류가 어디에 있었는지 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변호한 것도 호의적 여론 형성에 한 몫을 했다.
이날 연방대배심 건물 앞에 「힐러리는 거짓말쟁이」, 「우리는 당신을 믿는다」라는 상반된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인사들이 각기 팽팽한 세력을 형성했던 것에서 이런 여론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었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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