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 입장 미·일 원칙동의 성과/하와이 3자회담 결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 입장 미·일 원칙동의 성과/하와이 3자회담 결산

입력
1996.01.27 00:00
0 0

◎회의 주도… 북 대화 유인 여건 다져/발표문 해석에선 3국간 시각차 잠재/“미·일측 지원유보 잠시일뿐” 분석도25일로 끝난 한미일 3자고위정책협의회는 우리측 입장에서 볼 때 절반이상의 성공을 거둔 회의라고 할 수 있다.

식량지원문제를 포함해 대북현안 전반을 논의한 이번 회의에서 우리측은 가장 첨예한 이해를 지닌 당사자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고 회의를 사실상 주도했다.

이번 회의가 비록 최종적인 정책결정을 위한 협상은 아니었지만 우리측은 판단과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결과 미일양국이 북한에대해 정부차원에서 대규모 식량을 지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게 우리대표단의 판단이다.

미일양측은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기는 하나 당장 안보적으로 우려할만한 사태를 가져올 단계가 아니라는 우리측의 시각에 대체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고 우리 대표단은 설명하고 있다. 우리정부가 수해와 식량난이라는 돌발사태때문에 모처럼 만들어놓은 북한과의 합의구도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걱정을 어느정도 해소시켰다는 얘기이다.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에 대해서도 우리측은 객관적인 실태조사와 분배의 투명성이 선행돼야한다는 「대의명분」을 주장, 미일양측의 원칙적인 동의를 얻어냈다.

이번 회의는 우리측이 북한을 본격적인 남북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데 부분적으로 기여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협의회를 마친뒤 발표된 공동언론발표문은 『한반도 평화통일기반 강화를 위해 3국이 공동노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남북대화의 재개를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우리측의 입장을 상당히 배려했다.

그러나 이에대한 3국의 해석에는 상당한 시각차가 잠재하고 있다는 점도 재차 확인됐다. 특히 각 수석대표의 회견에서 이같은 시각차가 분명히 드러났다.

윈스턴 로드 미측 수석대표는 남북대화의 재개 및 관계개선, 그리고 한반도문제의 당사자간 해결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식량원조의 전제조건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 대표단도 『남북대화의 재개가 대북긴급원조의 전제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양국의 입장은 『모든 문제는 남북당국간 협의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이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기본』이라는 반기문 우리측 수석대표의 말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결국 미일양측은 대북식량지원에대한 결정을 잠시 유보했을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진다.

미일양측이 대북지원을 유보하는 동안 남북한은 북경(베이징) 4차회담 개최를 위한 전초전을 벌일것으로 보인다. 미일양국의 지지를 얻기위해 남북양측이 명분싸움을 벌이는 구도가 당분간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해진다.<호놀룰루=유승우기자>

◎한·미 수석대표 일문일답/“식량지원 분배투명성 보장돼야”­한국 반대표/“남북대화 전제조건삼지는 않아”­미 로드 대표

우리측 수석대표인 반기문외무부제1차관보는 회의가 끝난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3국은 북한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이지만 당장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남북대화의 재개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식량난에 관한 이견은 없었는가.

『모든 의제에 대해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식량난이 정책의 오류에 따른 구조적·장기적인 문제이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변해야 한다』

―민간차원, 국제기구의 지원에 대한 입장은.

『객관적인 실태조사와 분배의 투명성이 있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미일도 이에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문제가 차질을 빚고있는데.

『미국측에 올해뿐아니라 장기적으로 재원마련이 있어야한다고 촉구했다. 미측은 신용거래와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남북대화의 재개를 강조한 것이 식량지원과 연계돼 있는가.

『모든 문제는 남북당국간에 협의돼야하고 북한이태도를 수정해야 한다. 남북대화의 재개와 관계개선이 한반도문제해결의 기본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미일에 전달한 정부의 북한식량사정 평가는.

『북한 식량난은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있으며 군사비의 일부만 동원해도 식량난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윈스턴 로드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는 『한미일은 북한식량난과 관련, 기본적인 합의를 이루었다』면서 『그러나 남북대화의 재개를 대북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북한식량지원문제에 관한 3국의 입장은.

『아무 결정, 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본국에 돌아가서 협의를 거친뒤 최종적인 입장이 결정될 것이다. 단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한」(SERIOUS) 상태이며 이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북한의 정책결함, 그리고 지난해 수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북한정세와 관련해 이견이 있는가. 한미 언론모두가 양국간 대립을 보도하고 있는데.

『3국은 기본적 합의를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전술적인 견해차이가 있을 뿐이다』

―3국 공동조사에 관한 합의는.

『식량실태를 객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데는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행동을 위한 합의는 없었다』

―북한내에 강온파간 갈등이 있는가.

『남의 나라의 내정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그러나 김정일이 실권을 잃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이 차질을 빚음으로써 핵합의 이행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중요한 문제다. 북미합의는 전세계 평화를 위해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공동언론발표문(요지)

한미일 3국은 24∼25일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3자 고위정책 협의회에서 북한의 개방촉진과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대북정책 추진의 협력문제를 협의했다.

3국대표단은 북한의 정치, 경제, 군사정세를 분석평가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관계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강화를 위해 3국이 공동노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3국은 남북대화의 재개가 필수적이라는 공동인식을 재확인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3국대표단은 향후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기로 한 3국외무장관회담의 결정을 이행해 나가기 위해 수개월이내에 차기 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