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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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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외국인과 대화할 때 가장 자주 쓰는 단어 중에 「중화」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중화민국(대만·타이완) 등 국호일 뿐 아니라 탁월한 문화와 서로 아낄 줄 아는 국민성 등이 강조된 자존심과 긍지의 대명사라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한 대륙―대만 관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엔 대만 부총통의 방문 외교에 미국이 거들어주기까지 해 대륙의 신경이 극히 예민해져 있다. 그래서 「중국인은 중국인을 해치지 않는다」(중국인불타중국인)란 새 중화논까지 나와 불안한 민심을 달래고 있다. ◆이런 정세 속에서도 양측은 새해들어 몇가지 통일을 향한 획기적 조치에 합의해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있다. 중국―대만의 해운직항로 개설이 그 하나다. 또 하나는 학술교류의 대폭 확대조치. 이를 위해 양측 50여개 대학총장들은 최근 대만에 모여 「21세기를 중화민족진흥의 세기」로 라는 과감하고 넓은 학술교류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밖에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줄 꽃배달 업무 개시 합의도 있다. 오는 춘절(구정)을 계기로 어머니날과 추석 때에 원하는 국내 어느 곳이든 꽃을 정성껏 배달키로 한 것이다. 이미 10년 전부터 친척상봉, 서신교환을 실시해 작년에 1천만명 상봉기록을 세운바 있는 양측은 서신왕래 역시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몇 가지의 합의 때도 쌍방은 중화공영을 다짐했다는데 외신은 「모든 중국인의 행복」으로 번역해 그들의 통일염원을 전하기도 한다. 역사와 처지가 닮은 우리로서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중화」 못지 않게 우리에겐 「한민족」의 뿌리가 있는데도 무엇 하나 이뤄진게 없다.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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