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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박찬종“미묘한 관계”/개혁성·대중인기·수도권 강세 유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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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박찬종“미묘한 관계”/개혁성·대중인기·수도권 강세 유사점

입력
199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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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협력­대권 경쟁 불가피이회창전총리의 영입은 신한국당내의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있다. 기존의 중진의원들뿐 아니라 이전총리보다 1주일 앞서 신한국당에 입당한 박찬종전의원도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권안팎의 시선이 온통 이전총리에게 쏠리자 같은 시기에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입당한 박전의원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박전의원은 이에대해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정치권은 이들의 미묘한 관계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은 유사한 점이 많다. 일단 개혁적 이미지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고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강세라는 점이 유사하다. 총선기간중 두 사람은 전국구후보로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모두 차기 대권고지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표면적으로는 경기고 선후배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이전총리는 행정부 경험은 있지만 정치는 생소하다. 이전총리 본인도 밝혔듯이 정치에 적성이 맞는지 그 스스로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기위해 이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반면 박전의원은 다선의 정치인이다. 그동안의 의정생활을 통해 박전의원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깨끗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와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병존한다.

지지기반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이전총리가 장년층과 지식인층의 지지를 받는다면 박전의원은 20∼30대 젊은층의 감성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고교동창이긴 하지만 이전총리는 중부권인 충남출신이고 박전의원은 현정권의 기반인 부산출신이다.

이같은 유사점과 차이점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는 외부에 미묘하게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사이엔 앞으로 협력과 경쟁의 복잡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현재 여권의 무게중심은 이전총리 쪽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결과가 변수이지만 앞으로의 여권내 역학구도에서 이전총리의 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지지기반이 거의없는 박전의원으로선 부담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박전의원측은 표면적으로는 이전총리의 영입을 환영하고있다. 대권고지를 노리는 박전의원으로서는 일단 신한국당이 총선에서 성공해야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판단도 하는 듯하다. 또 이전총리가 입당하지 않았다면 여당으로 새출발하는 박전의원을 검증하려는 당내외의 시선이 집중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전의원은 주변에 『빨리 출발한다고 빨리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오히려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총리와 박전의원은 일단 총선전까지는 협력관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실상 시작될 여권의 대권경쟁에서 두 사람은 다른 중진들과 함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칠 수 밖에 없을 것같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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