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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물 재난 무방비 드러내/63빌딩 정전사고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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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물 재난 무방비 드러내/63빌딩 정전사고 문제점

입력
199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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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전력공급장치 조작미숙 원인/예비수단 자가발전기도 무용지물25일 발생한 국내 최고층빌딩인 서울 여의도 63빌딩 정전사고는 첨단 고층빌딩의 기능이 마비됐다는 점에서 대형건물의 재난 무방비 상태의 심각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불과 10분간의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승객들이 갇히고 1만여명의 직원과 손님들이 암흑속에서 공포에 떠는등 순간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복구가 조금만 늦었어도 큰 인명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한전측이 파악하고 있는 사고 원인은 한전에서 빌딩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인 ALTS(AUTO LOAD TRANSFER SWITCH·자동부하전환장치) 조작미숙. 인근 지하철 5―18공구 공사로 빌딩내로 들어오는 2만1천9백㎾급 전력공급선 2개중 1개선에 대한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 작업후 가동여부 확인을 위해 한전과 63빌딩 관리업체인 대생개발 직원이 빌딩 지하에서 ALTS장비를 조작하다 실수로 일어났다는 것. 이 장비는 국내 업체도 조립생산에만 의존할 정도의 첨단장비로 한전과 대생개발 직원들이 성능을 잘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시도한 것부터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한전 관계자는 경찰에서 『국내에 몇대 안되는 첨단장비여서 자동부하전환장치의 선로를 연결, 이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기계적인 성능을 제대로 몰라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만여명의 시민들과 직원이 상주하는 빌딩내 자가발전기 시설이 제구실을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빌딩의 자가발전기는 발전용량이 적어 정전사고에 대한 예비수단으로 전혀 기능할 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사고당시 사용량(2만1천9백㎾)의 7분의1에 불과한 3천1백50㎾의 자가발전기는 33대의 엘리베이터중 4대와 일부 비상등밖에 작동시키지 못할 정도로 발전용량이 적었다. 그나마 2대의 발전기중 1대는 전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3빌딩측은 사고발생후 5분이나 지난뒤 정전사고임을 방송을 통해 통보한 것으로 드러나 사고대처에도 안일했음을 보여주었다.<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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