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분석서 “눈길”/90년대의 흐름 엿볼 사회현상의 실례로 진단/“무조건 백안시 잘못” 지적 큰틀속 이해 촉구「서태지를 찾아내라」 「오빠가 은퇴하면 자살하겠다」 「컴백 홈 크게 외치며 아파트에서 뛰어 내릴거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소식을 들은 청소년들의 집단히스테리반응에 기성세대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잠적하자 10대 여학생들이 집에 몰려가 대성통곡하다 실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일부 여중고에서는 비상교사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예기치 못한 행동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성세대에는 대중문화와 서태지,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다급한 일이 됐다. 「서태지를 읽으면 문화가 보인다?!」(한솔미디어)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며」(겨레) 「서태지와 꽃다지」(한울)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듣는다」(정보게이트) 등 서태지와 관련된 비평서를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서태지를 읽으면 문화가 보인다?!」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스펙트럼에 비친 90년대 대중문화와 이들이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을 분석했다. 92년 랩, 회오리춤, 원색적 의상, 파격적 무대매너와 함께 등장한 서태지는 신세대의 문제를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끌어냈다. 서태지는 기성세대 혹은 제도권에 대해 반항하는 신세대를 이끌면서 기성세대 중심의 방송문화를 10대위주로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듣는다」는 미국국제경영연구원의 수석연구위원인 권오홍씨가 반, 변경기성세대라는 표현을 쓰며 중간적 입장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표상을 빌려 한국사회의 세대간 갈등을 조명한 책. 「신세대를 이해하려면 태지들의 노랫말을 느껴라」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헌혈협회 캠페인송이라 불리던 악마논쟁의 진상과 루머, 탈 반 도전 에고 반항 퇴폐 죽음 희망의 색깔이 뒤섞인 그들의 노랫말 분석 등 대중음악 속의 「서태지와 아이들」의 위치와 현상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서태지와 꽃다지」는 노래평론및 연극평론을 하고 있는 이영미씨의 두번째 평론집. 「서태지와 아이들」이 「우리 시대의 반항과 해방의 출구」로 여겨지고 「컴백 홈」이 길거리를 휩쓸고 있는 현상에 대해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흐름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씨는 「신세대가요, 있는 그대로 보기」등 20여편의 글을 통해 90년대 지배문화가 된 대중문화의 본질과 존재 양식, 독특한 기호체계를 설명하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이 90년대의 대중문화를 읽어내는 키 워드라고 지적한다.
서태지를 분석한 글들은 10대문화를 「철부지 애들문화」로만 치부하지 말고 대중문화의 한 틀로 이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도덕률과 가치관에 대항하는 노래를 통해 서태지는 부르주아사회에 저항하는 신세대적 실천을 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교실이데아」의 「배운다는 건 우릴 포장센터에 넘기는 것」같은 가사처럼 서태지는 입시중압감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대변해왔다.<여동은기자>여동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