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게임에서 쇼핑까지… 리모컨 주문에 “즉각 응답”/홈쇼핑 주문 30분내 배달… “언제·어디서든 내 취향대로”디즈니월드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는 쾌적한 휴양지인 동시에 미래의 정보화사회를 앞당기고 있는 멀티미디어의 메카이다. 올랜도시의 4,000여가구는 대화형TV를 통해 영화와 게임 쇼핑 등을 즐긴다. 뉴미디어의 총아인 대화형TV의 매력을 누구보다 먼저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대화형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타임워너사의 풀서비스네트워크(FSN) 센터는 「아름다운 도시」 올랜도에서도 유럽풍 고급주택이 즐비한 북부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야자수에 둘러싸인 6층건물은 내부장식이 호텔을 연상케 한다.이곳의 연구진은 세계최초로 최대의 대화형TV를 서비스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열기가 대단했다.
타임워너사는 94년 12월 올랜도시에서 100가구를 대상으로 대화형TV 시험서비스를 개시,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대화형 디지털 멀티미디어네트워크인 FSN은 케이블과 전화 컴퓨터 기술을 통합, 통신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제럴드 레빈 타임워너사회장이 『인류는 이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됐다』고 자랑할 정도이다.
타임워너사는 이제까지 전세계에서 1만여명이 FSN센터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미디어 전문가와 대화형TV 서비스를 구상중인 사업가가 대부분이지만 FSN의 매력을 피부로 느껴보려는 일반 관광객도 적지 않다. 내방객들이 가장 먼저 안내받는 브리핑룸은 TV와 VCR 소파 등을 갖춘 일반 가정의 거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FSN용 특수리모컨과 셋톱박스(Home Communications Terminal)가 눈길을 끌 뿐이다.
FSN용 리모컨은 채널등 기본서비스를 선택하는 일반 리모컨과 흡사하며 크기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리모컨을 작동하는 순간 화면에 펼쳐지는 프로그램 안내판인 내비게이터는 3차원그래픽 인터페이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일반 TV와의 차이를 한 눈에 보여준다. 영화나 뉴스, 사고 싶은 물품을 찾아가는 리모컨의 기능은 컴퓨터의 마우스보다 편리하다.
셋톱박스는 고객이 주문한 프로그램을 FSN에 접속하는 요술상자이다. TV위에 놓는다고 해서 셋톱박스라고 불린다. 고객이 주문한 프로그램이 TV화면에 나타날 때까지의 전과정은 1,000분의 1초정도로 순식간에 진행된다.
타임워너사는 92년 가을부터 대화형TV의 상용화를 목표로 「올랜도 프로젝트」를 추진, FSN시험서비스를 시작한 94년 12월까지 2년동안 무려 5억달러를 쏟아부었다. 당시 일반 전화선보다 625배나 빠른 멀티미디어 통신망인 FSN을 개통하면서 타임워너사는 주문형영화 홈쇼핑 온라인게임 등 3가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놀랄만한 수준이었다. 지금은 여기에 뉴스 스포츠 음악 교육 홈뱅킹 등 5가지 서비스를 추가했으며 기존의 서비스도 크게 개선했다. 이를 위해 1년여동안 추가투입된 돈만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영화는 질과 양면에서 개통 당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가 날로 향상되고 있다. 우선 36편에 불과했던 영화수가 100편으로 늘어났다. 줄거리가 담긴 주요장면을 5분동안 감상한 뒤 선택한 영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10분내에 취소할 수 있다. 또 전체 가입자의 25%인 1,000가구가 동시에 같은 영화를 즐길 수 있으며 VCR에 녹화할 수도 있다. 되감기와 정지 등의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이다. 인기있는 영화라도 편당 2∼3달러면 감상할 수 있어 비디오대여점보다도 저렴하다.
홈쇼핑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품도 생활용품과 선물에서 우표에 이르기까지 크게 확대됐다. 9개 대형 쇼핑센터에서 취급하는 500여품목의 가격과 품질을 얼마든지 비교할 수 있으며 주문한 상품은 보통 30분내에 배달된다. TV를 고를 경우 디자인 생산국 가격 기능 등이 일목요연하게 화면에 나타난다. 최근에는 피자전문 체인업체인 피자헛에 음식도 주문할 수 있다. 어린이들과 젊은층이 주로 즐기는 아타리 자가 게임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64비트대화형이며 초고속 애니메이션과 3차원그래픽이 제공된다.
기존의 뉴스와 스포츠를 녹화해 서비스중인 타임워너사는 올해안에 뉴스 스포츠 날씨 등을 망라한 「뉴스 익스체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뉴스 전문채널인 CNN과 ABC NBC 타임지등의 엄청난 정보량을 담게 된다.
제한된 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교육부문에서도 가상도서관과 가상박물관 등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잔액등을 확인하는 수준인 홈뱅킹도 상반기내에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존 던 FSN상임연구원은 『가입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TV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며 『앞으로 TV가 제공하는 정보는 무궁무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형TV 어떻게 작동되나/ATM교환기 거쳐 가정비치 셋톱박스에 전달/리모컨으로 신호보내면 1초내 TV화면으로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센터(NOC)는 대화형TV인 FSN의 중추신경 역할을 한다. 3차원그래픽 내비게이터등 FSN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이를 통해 이루어진다.
고객이 FSN에 접근하기 위해 보낸 신호는 초당 1.5 메가바이트의 용량을 가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며 복잡한 과정을 거친 뒤 ATM(비동기·전송방식) 교환기의 스위치를 통해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실리콘 그래픽스사가 개발한 슈퍼컴퓨터 「챌린지 XL」은 고객의 주문에 따라 하드드라이브에 압축해 저장된 디지털 비디오에 접근한다. 챌린지 XL의 최다용량은 300만메가바이트로 750편의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이후 고객이 주문한 프로그램은 데이터 셀에서 주소가 입력돼 ATM교환기의 스위치로 전달되며 스위치는 자동으로 가입자의 주소를 읽어낸 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TM교환기는 AT&T사가 개발, 국제규격으로 인정받은 최첨단 교환기로 영상 음성 문자 등을 초당 20기가바이트로 전송한다.
한편 가정에 비치된 디코더인 셋톱박스(Home Communications Terminal)는 이 프로그램을 고객의 TV화면에 나타낸다. 고객이 주문한 프로그램이 TV화면에 나타날 때까지의 전과정은 1초도 걸리지 않는다.<올랜도시=이종수특파원>올랜도시=이종수특파원>
◎인터뷰/타임워너 FSN홍보부장 스트리클링/2000년 시장규모 250억불 예상/정보고속도 지배 주춧돌 될것
타임워너사의 풀서비스네트워크(FSN) 홍보담당 책임자인 존 스트리클링 부장(47)은 『고객들에게 더많은 정보와 오락을 제공, 삶을 향상시킨다는 FSN의 목표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클링 부장은 『대화형TV 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정보고속도로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어느 기업보다 이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주문형비디오(VOD)등 대화형TV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본격서비스가 지연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그는 『FSN은 수지맞는 사업이며 타임워너사가 멀티미디어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단언했다.
―FSN은 무엇인가.
『FSN은 세계최초의 대화형 디지털 멀티미디어네트워크다. 타임워너사는 이를 장기간 연구, 94년12월 시험서비스에 들어갔다』
―시험서비스의 목표는.
『초고속 디지털시스템을 위한 기술을 향상시키고 소비자의 선호를 연구, 거대한 규모가 될 멀티미디어시장을 선점하는 데 있다. 우리는 케이블TV를 발전시켜 막강한 뉴미디어를 만들려고 한다』
―현재 FSN을 본격서비스하는 과정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우리는 FSN을 올랜도시에서 이미 가동하고 있다. FSN의 심장부인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센터(NOC)등 모든 기능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 다만 기존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올랜도시를 시험서비스 대상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자녀를 가진 가구가 많고 교육체계가 훌륭한 성장하는 도시라는 인구통계학적 근거를 활용했다. 게다가 올랜도시에는 타임워너사의 광케이블이 이미 구축돼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험서비스가 언제 끝날지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다. 그러나 98년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타임워너사 케이블TV에 가입한 1,000만가구의 85%까지는 FSN을 제공할 계획이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프로스트 설리반사가 2000년의 대화형TV 시장규모가 2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 것도 우리의 목표가 타당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올랜도시=이종수특파원>올랜도시=이종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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