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역동적활동 유도 총선도움 기대/새 정치세력 부상 세대교체의지 부합도그동안 여권내에서 금기시되어 온 대권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이회창전총리 박찬종전의원등의 입당에 때맞춰 신한국당 안팎에서 차기 대통령후보에 관한 여러 얘기들이 나오는데도 청와대는 별다른 말이 없다. 오히려 대권문제를 거론하기 힘든 국민회의나 자민련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권내의 대권논의를 개방하는 것이 15대 총선에서 득표요인이 된다는 판단을 하는 것같다. 어차피 총선과정에서 본격화할 대권논의와 별개로 여권 핵심부가 이렇듯 후계문제를 개방함으로써 여권의 대권논의가 조기화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 19일 김윤환대표가 대구에서 대권도전의사를 시사했을 때도 청와대측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표의 말에는 논리가 있다』며 『TK지역에서는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또 이전총리등을 영입하면서도 청와대측은 『단순히 전국구 초선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21세기를 담당할 건강하고 힘있는 정치세력을 만들어 간다는 「차세대」의 논리에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김영삼대통령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한 적은 없다. 언론에서 대권관련 보도가 나올 때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정작 언론에 오르내리는 당사자들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며 일절 대권에 관한 말을 삼가고 있는데 언론이 이를 과잉취급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묘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굴러가면서도 질서를 찾아가는 것』이라며 대권논의 자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자세는 물론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대권논의를 확대하지는 않겠지만 여권내에서 표출되는 말들을 막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특히 지난해 9월 여권의 중진인사들이 잇달아 대권관련 발언을 했을때 청와대가 아주 불쾌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대통령도 당시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 『개혁을 누가 맡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후계구도문제를 얘기하는 사람은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은바 있다. 그 이후 여권에서는 아무도 대권문제에 관한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청와대가 이렇듯 대권논의에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무엇보다 야당과의 차별성을 계산에 넣은 총선전략의 하나로 보인다. 『이미 아무개당이라고 결정지어진 정당에는 역동성이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대로 여권 중진들의 대권논의를 자연스럽게 열어줌으로써 「3김시대」의 청산을 앞당길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또 김대통령이 정치개혁의 목표로 삼고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부상에 따른 세대교체에도 부합되는 만큼 총선정국이 본격화하면 여권내의 대권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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