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점점 우리 곁에 다가오는 느낌이다. 또한 이 지진들이 결코 가볍지만도 않다는 데서 새로운 경각심까지 일깨워 주고 있다.24일 새벽 강원도 양양군 동쪽 80㎞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역시 리히터규모 4.2로 중진에 속하는데다 그 영향권이 호남, 제주, 충청일부를 제외한 전국이었다는 점에서 지진의 위협을 더욱 실감할 수가 있다.
이날 지진은 대부분의 국민이 잠들어 있는 시간이어서 즉각 감지하거나 위험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진앙지에서 가까운 양양군 주민들은 탱크가 지나가는 듯한 굉음과 진동을 느껴 황급히 잠에서 깨어났고, 갑자기 몸이 흔들려 눈을 떠보니 창과 방문이 몹시 흔들리고 있어 집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1백2회, 고려시대 1백69회 그리고 조선시대 1천5백회 이상의 지진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70년대후반 지진계기관측이 실시된 후 현재까지는 모두 3백8회로 연평균 17회의 발생빈도를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진 발생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93년에 22회, 94년에 25회, 작년에 29회로 차츰 다발하는 추세를 보여온 것이다. 또한 지진발생을 감지할 수 있는 유감지진 역시 92, 93년엔 각 5차례씩이었던 것이 94년에는 9차례, 작년에는 7차례나 발생해 그 강도 역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왔다.
이러한 추세는 한반도의 지진이란 안심하고 있을 정도라는 인식을 이제 바꿔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남한의 강진발생 가능설이다. 향후 1백년내에 북한의 황해도 구월산인근과 서울, 대전지역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지진에 관한 한 안일하게만 여겨온 대책과 국민인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안될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지진연구의 질적인 강화부터가 절실하다. 현재 국내에는 공식적으로는 작년말에 신설된 기상청의 지진과가 있고, 자원연구소 외에 몇몇 대학의 지진관계연구팀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지진발생 상황만을 알리는 정도에 그칠 뿐, 광역지진관측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결국 연구소확충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내진설계 등 건축기술상의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반이 취약한 지역의 대형건물이나 아파트 등에는 지진에 대비한 조치가 있어야겠다. 그리고 민방위 차원에서 일반국민들의 지진대피와 구호요령 교육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진에 관한 한 결코 영원한 안전지대가 아님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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