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색약도 예술가 꿈 꺾을 순 없어/“숨겨온 아픔과 희망 나무결에 새기죠”공의택씨(24)는 「나무디자이너」라는 흔치 않은 직종에서 자기 위치를 굳혀가고 있는 젊은이다.
나무디자인은 컴퓨터를 통해 가구등 목공예품을 디자인하는 CAD(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의 한 분야.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은 필수이고 무엇보다 나무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경기 고양시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공씨는 다른 디자이너들과는 달리 의자대신 휠체어에 앉아 작업을 한다. 이곳에서 공씨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조작해 각종 공예품의 도면을 그리고 그려진 도면에 알맞게 자동기계의 공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두살때 소아마비를 앓은뒤 미술가가 되는 것이 거의 유일한 꿈이었지만 청록색약으로 포기해야만 했어요. 목공예는 이런 좌절속에서 저를 구해준 새로운 희망이었습니다』
공씨는 장애인 직업교육기관인 일산직업전문학교의 목칠공예과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나무 공부를 시작했다. 정성스럽게 나무를 깎고 칠을 해서 공예품을 만들어 나가는 기쁨에 공씨는 나무를 만지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학교를 마친뒤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전통적인 제작기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길로 컴퓨터 디자인학원에 등록을 했어요』
사실 공씨의 컴퓨터 실력은 고교 3학년때 기초가 닦여졌다. 이때 공씨는 컴퓨터공부는 물론 운전면허도 따낼 정도로 열성껏 사회생활에 대비했다. 그 덕분에 현재 공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을 한다.
『나무를 만지기 전에는 성질이 매우 급했어요. 모든 분야에서 정상인에게 뒤지면 안된다는 절박감때문이었는지 모르죠. 하지만 나무디자인에서 보람과 희망을 발견하고 부터는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이상연기자>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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