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 총리·하시나 총재 여걸들의 맞대결/남편·아버지피살로 정치입문 한때 동지서 여야맞수로/화려대 수수 대조적 이미지… 내달15일 건곤일척 승부5년만에 총선을 치르는 방글라데시에서 두 여걸의 대결이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그동안 총선을 예정보다 22개월가량 늦춰 왔는데 최근 2월 15일에 총선을 치르기로 여야간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베굼 칼레다 지아총리(50)가 이끄는 여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과 그의 라이벌인 셰이크 하시나 와제드(48)가 총재로 있는 최대야당 이와미연맹(IP)은 총선 승리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들은 90년 후세인 무하마드 에르샤드 당시 대통령을 몰락시킬 때는 동지로서 서로 협력했지만 이제는 적으로서 한판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이들 두 여인은 아버지와 남편이 피살돼 「어쩔 수 없이」정치에 뛰어든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IP의 하시나 총재는 75년 군사쿠데타의 와중에서 암살당한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의 딸이며 지아총리는 77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뒤 81년 암살된 장군출신의 지아 울 라만대통령의 미망인이다.
두 여인은 이후 아버지와 남편이 이끌던 당을 각각 물려받았다. 특히 지아는 91년 총선에서 승리, 총리직을 맡았다. 지아총리는 지난 5년동안 전횡적인 정치를 펴 비난을 받았다.
하시나총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초에도 전국적인 파업을 주도하는 등 지아총리에게 격렬히 맞서 심각한 정국대치상황을 빚었다.
맞수인 지아총리와 하시나총재는 개인적 이미지면에서도 서로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지아총리는 화려한 화장과 보석, 비단옷등으로 치장하고 특유의 온유함과 매력을 나타내 대중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아총리는 남편이 살해당한 뒤 82년 남편이 이끌던 BNP에 입당해 정치에 입문했는데 에르샤드대통령치하에서 두번이나 가택연금을 당했다. 그러나 지아총리는 투지를 굽히지 않고 87년 7개 야당연합을 조직, 지도자로 올랐다.
이에 반해 하시나총재는 굵은 테안경을 쓰고 수수한 목화옷 차림으로 다녀 성실한 학생들을 마주하고 있는 선생님같은 모습을 보여 대중들과 만날 때 농담을 거의 하지 않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47년 9월28일 당시 동파키스탄이었던 북부지역에서 출생한 하시나총재는 73년 다카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71년 방글라데시 독립운동을 주도하던 아버지와 학생지지자들간의 중개역을 맡아 일찍이 정치수업을 쌓았다.
어쨌든 1억2,000만명의 방글라데시 국민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과연 어느편의 손을 들어줄지 내외의 관심거리이다.<권대익기자>권대익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