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극성팬 통곡… 은퇴저지 운동/집앞에 50여명 몰려 “서태지” 외쳐/가수들 잇단 자살 등 겹쳐 충격증폭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돌연한 은퇴 선언과 잠적이 가요계에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가요계는 지난해 11월20일 「듀스」멤버 김성재로부터 시작된 가수들의 잇단 죽음, 표절시비, 활동중지 선언 등으로 극도의 혼란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서태지…」의 돌연한 은퇴선언과 잠적은 그들이 10대 청소년의 「우상」이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3동 서태지의 집앞은 23일 상오 5시부터 10대 여학생들이 등교를 포기하고 모여들기 시작, 곧 5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담벼락에 기대 눈물을 흘리면서 『서태지』를 외쳐댔다. 상오 11시께 이들은 문을 열고 빈 집안으로 들어가 크리스마스 트리등 서태지의 사물을 들고 나왔다. 하이텔등 PC통신에도 서태지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많이 떴다.
23일 신문사에는 독자들의 확인전화가 잇달았다. 40대 주부는 전화를 걸어 『중학생 딸이 아침에 신문을 보고 나서 거의 실신할 것처럼 통곡하고 있다』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 걱정했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서태지를 좋아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지금부터 자녀들의 행동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미 「아비비」를 비롯한 10여개의 「서태지…」 팬클럽은 23일부터 「은퇴저지 서명운동」에 나섰다.
본인들의 명확한 설명 없이 비공식적인 통로로 은퇴 의사를 전한 것도 파장이 증폭되는 이유중의 하나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인기가수들의 충동적 행동은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들의 「철없는 행동」이 의외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92년 5월 「난 알아요」를 시작으로 「하여가」 「발해를 꿈꾸며」 「컴 백 홈」등으로 청소년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신드롬」은 만 4년을 채우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됐다.
이들의 은퇴 소식이 전해진 23일 각 레코드점에서는 4집앨범 「컴 백 홈」이 평소의 두배 이상 팔렸다.<권오현기자>권오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