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추리소설가 그리샴 변호인으로 법정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추리소설가 그리샴 변호인으로 법정에

입력
1996.01.24 00:00
0 0

◎철도원 죽음 둘러싼 소송 원고측 변론/소설처럼 약자·정의 승리거둘지 궁금법정 스릴러 「펠리칸 브리프」「의뢰인」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겸 변호사 존 그리샴(41)이 「실제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샴은 22일 한 철도원의 죽음을 둘러싼 소송의 원고측 변호사를 맡아 미 미시시피주 링컨 카운티의 순회법정에 출두했다.

변호사 개업을 하고도 소설을 쓰느라 개점휴업상태였던 그리샴이 7년만에 처음 맡게된 이 소송은 그동안 그가 써온 엄청난 음모나 복선이 깔려 있는 소설과는 달리 지극히 단순한 사건이다. 그는 91년 미시시피주에서 발생한 한 철도원 사망 사고의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사망자 가족과 철도회사간에 벌어진 소송에서 사망자 가족의 변론을 맡고 있다. 철도회사측에서는 본인 과실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망자 가족은 철도 선로 전환이 잘못돼 일어난 사고라며 철도회사를 상대로 500만달러(40억원 상당)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한 「레인 메이커」가 지난주 유에스 에이 투데이 베스트셀러 목록의 1위에 오르는 등 돈이라면 아쉬울 것 없는 그가 이 사건을 수임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90년 이래 6권의 소설을 썼는데 그중 「법률회사」「의뢰인」「펠리칸 브리프」는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돼 공전의 히트를 쳤다. 스티븐 킹, 마이클 크라이튼, 톰 클랜시와 함께 소설계의 「빅4」로 군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미경제주간지 포브스에 의해 대중문화 분야 고수입 34위에 랭크됐다.

그가 이날 링컨 카운티의 법정에 나오자 평소 조용하던 이 소도시는 미전역에서 몰려온 TV와 신문등의 취재열기로 시끌벅적했다. 급기야 25석에 불과한 방청석을 놓고 제비뽑기를 해야만 했다.

그는 이날 예비 배심원단 앞에서 첫 마디를 이렇게 꺼냈다. 『저는 여러분중 몇분이 저의 소설을 읽었는지 묻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소설과 이 사건을 연결짓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잘못입니다』 그가 이번 사건에서 소설의 단골 테마처럼 권력과 돈의 위력을 물리치고 약자와 정의를 보호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배연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