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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부머의 가정교육 고민(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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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부머의 가정교육 고민(프리즘)

입력
1996.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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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TV 토크쇼는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낯 뜨거운 주제를 다룰 때가 많다. 최근 「프리 섹스」를 제목으로 내건 한 토크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출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성편력을 앞다퉈 자랑했다. 이중 15세의 한 소녀는 놀랄만큼 많은 남자와 함께 잤다고 말해 방송국에 따라나온 어머니를 민망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어머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만 지을 뿐 제대로 말도 못했다. 도대체 무슨 망신이냐는 낭패감이 역력했다.그 어머니는 딸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우리도 반전사상과 로큰롤에 묻혀 분방한 성장기를 보냈지만 너희들과는 달랐다』며 세대간 차별성을 강조했을까, 아니면 『세월이 지나고 보니 어른들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발 후회할 일은 하지 말아라』고 애원했을까.

사실 미국 청소년들의 부모들인 「베이비 부머」 세대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삶을 누린만큼 자녀들에 대한 간섭도 덜할 것 같지만, 오히려 어느 세대보다 감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일체의 권위와 통제를 거부했던 이들 중 70%는 자녀의 TV 시청을, 82%는 취침시간을 감독하고 있다. 매일 숙제를 검사하는 부모도 81%에 달한다. 이처럼 32∼50세의 연령층에 폭넓게 포진한 베이비 부머들은 「제발 우리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듯 자녀들에 대해 심한 단속을 펴고 있다.

특히 20%가 상습적으로 마리화나를 피운 경험이 있는 베이비 부머들은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흡연율이 92년의 4%에서 94년에는 7.3%로 높아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 흡연과 음주도 심각한 상태라며 의회와 행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기성세대를 통렬히 비난했던 이들이 지금은 자녀들에게 『부모 말을 따라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같아 안쓰러운 느낌마저 준다.

60년대의 가난과 70년대의 암울한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한국의 30∼40대 부모들은 판이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자녀들과의 「세대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뉴욕=이종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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