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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의 입당(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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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씨의 입당(사설)

입력
1996.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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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이 이회창전총리를 입당케 하여 전격 영입한 것은 확실히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입당은 새해들어 여야가 총선승리를 위해 치열하게 벌여온 소위 거물끌어들이기 경쟁에서 성공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씨는 정치에 있어 부패가 없고, 법과 원칙이 통용되며, 국민이 안심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입문했다고 큰 포부를 밝혔으나 얼마나 구현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김영삼대통령이 이씨영입에 각별한 신경을 쓴 것이 총선승리를 위한 때문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3김씨가 부산·경남, 전남북과 중부권을 이미 분점한 상황에서 앞서 영입한 박찬종전의원과 함께 수도권에 이씨를 내세워 집중공략하며 아울러 전국적인 부동표와 소위 TK표도 끌어들인다는 계산인 듯하다.

더구나 국민의 주목을 받는 그의 영입은 과거청산, 그리고 진보세력등의 입당에 따른 공천문제로 어수선한 여당의 중심을 잡고 전열을 가다듬게 될 것이며 아울러 당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쇄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씨의 여당입당은 몇가지 점에서 국민들에게 궁금증과 의문을 안겨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나는 문민정부출범때 감사원장을 맡았고 이어 총리재임 수개월만에 김대통령과 국정운영방법에 대한 견해차로 사임한 그가 앞으로 문민정부시책에 얼마나 조화를 이뤄 나가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이씨는 총리사임후 재야에서 정부의 개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정치권력의 행태는 아직도 수직적, 수구적이다」 「비판과 반대의견을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지 않고 있다」 「개혁은 인치아닌 법치로 해야 한다」 「터뜨리기식의 일과성정책은 곤란하다」고 지적했었다.

또 검찰의 5·18관련자의 불기소는 국민의 법감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하는 한편 5·18특별법 제정은 헌법의 소급입법금지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역설한바 있어 그의 견해가 총선전략수행 등에서 어떻게 청와대 입장과 조율될 것인지 궁금하다.

다음은 본인말대로 법관, 감사원장, 총리등을 거치며 언제나 「법과 원칙」을 불변의 소신으로 지녀온 이씨가 장차 명리 실리 등 갖가지 복잡한 이해가 뒤엉키고 들끓는 정치권에서 어떻게 소신을 견지하게 될 것인지 하는 점이다. 더욱이 여당은 아직도 각 계파간의 대립이 잠복해 있는데다 후계경쟁이 증폭될 상황에서의 그의 처신과 입지 역시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아무튼 총선승리를 위해 여야가 원로, 명망가영입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선거만을 위해 선거용, 인기영합용, 1회용으로 썼던 예를 많이 보아왔다. 일단 정치에 입문했으면 정치풍토의 개혁과 쇄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배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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