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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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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필리핀 홍콩등 동남아 주요관광국에 지금 외국인 여행자 안전비상이 걸려 있다. 특히 한국인은 달러백(외환가방)이란 별명이 여전하여 어디서나 가장 조심해야 할 손님으로 여겨지고 있다. ◆태국은 최근 영국여성이 혼자 여행하다 살해된 사건 이후 15일부터 여행객 안전경비령이 내려졌고 필리핀은 외국인들이 자주 무장괴한들에게 금품을 털린 뒤 2일부터 강도소탕령이 발동됐다. 또 홍콩은 중국반환을 눈앞에 두고 어수선해진 사회분위기 때문에 관광객 안전경비가 삼엄하다. ◆각 나라의 여행객 안전요령은 거의 공통적이다. 밤늦게 혼자 다니지 말 것, 유흥업소출입을 자제할 것, 과음하지 말 것, 원거리 여행땐 동행자가 있을 것, 비상연락망을 갖출 것등이다. 여기에다 각국 경찰은 각별히 한국인에게 당부하는 게 있다. 「많은 현금을 휴대하지 말 것」. ◆관광공사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작년 해외여행 한번에 우리나라 사람은 평균 1백84만원을 썼고, 10명중 1명은 4백만원(5천달러) 이상을, 그리고 5백만원 이상도 6·4%였던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동남아를 다녀온 경험자들은 실제로는 전연 딴판이라고 우긴다. 한사람이 5천달러쯤 쓰는 게 예사이고 더욱 놀랄 일은 남자보다 여자가, 어른보다 젊은 층의 씀씀이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신정연휴때 4만여명이 동남아에 다녀왔고 오는 구정연휴때의 항공표도 이미 예약이 끝났다. 현금쓰기를 선호하며 많은 돈을 써대는 한국인 여행벽을 오히려 외국경찰이 걱정해 주고 있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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