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무선전화기 등 시장선점 위해 출혈인하 판매/수익악화 주가반락불구 장기적으론 여전히 “돈방석”미국의 정보통신산업에 가격파괴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컴퓨터 무선전화등 하이테크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출혈을 불사하고 대대적인 판촉에 나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익성이 날로 악화, 월가에서 관련회사들의 주가는 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5∼50%에 달하는 성장세로 뉴욕증권시장을 폭발적인 하이테크 주가 시대로 몰아 넣었던게 바로 정보통신산업이다. 또 다우존스 공업주가지수 5,000선 돌파로 상징되는 주가상승 행진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도 이 분야다. 그러나 요즘 하이테크 주가의 일일시황은 떨어질 때가 더 많다.
이유는 이 분야 각 회사들이 이윤을 많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사정이 크게 나아질 것같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하이테크분야만큼 초고속성장이 보장된 시장은 없다. 세계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0%나 성장한데 이어 올해에도 29%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무자비한 가격경쟁이 필연적이다. 또 성장하는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용컴퓨터만 해도 눈만 뜨면 가격이 떨어지는게 요즘 실정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PC업계의 수익은 평균 15∼20%가 줄었다. 세계적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인 애플사는 지난해 4·4분기에 6,900만달러의 적자를 냈고 현재 심각한 경영난 타개를 위해 회사 자체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
무선전화시장도 가히 전쟁이라 할만하다. 4개월여전 뉴욕 워싱턴등 동부일원을 대상으로 한 30분단위의 무선전화 상품은 한달에 40달러선이었다. 그러나 AT&T가 이를 30달러로 내리자 이 지역 전화회사인 NYNEX는 15달러짜리의 파격적인 상품으로 맞섰다. 이전가격의 38%로 급락한 것이다. 스웨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에릭슨사는 한술 더 떠 1년전 160달러를 받던 무선전화기를 신규가입자에게는 단돈 1달러에 팔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윈도95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3,000만개가 팔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800만개에 못미치는 판매고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기록 자체는 컴퓨터 제품으로 사상최고를 수립한 것이지만 관련제품에 대한 연쇄파급효과는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는 이 분야의 미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드는 신호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 메모리 칩의 현물시장 시세가 지난 6개월 사이에 37%나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일부 PC업체들은 지난해에 풍미하던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대량의 칩을 주문했으나 연초들어 이를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조재용특파원>뉴욕=조재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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