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해충 억제 성분 증가” 번식률 33%나 감소/농약사용않는 「그린농법」 국내서도 곧 실용화 전망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병해충을 구제하는 이른바 「그린농법」이 국내에서도 곧 실용화 할 전망이다. 음악을 이용해 농작물의 병해충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고 생육을 촉진하는 이 방법은 농약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환경농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 이완주박사(52)가 20일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에 음악을 들려줄 경우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경우보다 최고 33%까지 해충 번식률이 감소했다.
이박사는 지난해 6월 실시한 실험에서 배추잎에 이파리당 30마리의 복숭아혹진딧물을 뿌려놓은 뒤 일부는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경음악을 혼합한 동요, 록음악 등을 들려주고 나머지는 음악을 들려주지 않았다. 8일후 관찰한 결과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배추잎에는 진딧물이 449마리로 늘어났으나 음악을 들려준 배추잎에서는 90마리정도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같은 조건에서 오이 이파리당 30마리의 목화진딧물을 뿌려놓고 실험한 결과 8일후에는 사물장단과 록음악을 들려준 오이잎에는 목화진딧물이 270마리로 증가한 반면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오이잎에서는 최고 829마리까지 늘어났다.
실험결과 음악에 노출된 식물에서는 해충이 싫어하는 색소성분인 「루틴(Lutin)」과 해충의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가바(Gaba)」란 아미노산 성분이 2배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이박사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루틴은 중풍 등을 예방하는 물질로, 가바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박사의 권유로 4년째 음악을 들려주며 난을 재배하고 있는 경기 수원시 수자원농원 대표 모광덕씨(43)는 『음악을 들려준후부터 난의 생장속도가 최고 20%나 빨라졌으며 총채벌레·진딧물 등 병해충에 대한 내성도 현저히 강해져 농약사용량을 종전보다 80%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음악을 이용한 병해충 구제법은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연구·실용화 해 왔다.
1950·60년대 미국의 과학자 싱은 검정말, 미모사 등 식물에 인도 고대노래인 라가(Raga)를 들려준 결과 세포가 50% 커지고 엽록소 숫자도 72%까지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60년 조지 스미스 박사도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들려준 옥수수의 발아·개화·성장 속도가 훨씬 빠른 사실을 밝혀냈다.
또 미국의 덴 칼슨 박사(전미네소타주립대교수·식물육종학)는 작물재배에 음악과 영양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소닉 블룸(Sonic Bloom)」농법을 고안, 아르헨티나 등 세계 30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이박사는 『음악과 식물생장 등에 대한 실험에 성공한 사례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음파와 곤충생태의 상관관계 등을 보충 연구한뒤 음악을 이용, 해충구제와 증산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이 연구의 최종목표』라고 말했다.<최윤필기자>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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