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9일 아파트단지서 유괴/“2천만원 내라” 17차례 협박/범인은 노름빚 30대… 동거여 공모여부도 수사
유치원생을 납치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30대 범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21일 하오9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방서 앞길에서 이희종씨(31·무직·중랑구 면목동)가 19일 유괴한 원종하군(7·유치원생)의 아버지 원도희씨(41·H은행 과장·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에게 협박전화를 걸다 경찰에 붙잡혔다.
종하군은 소방서 옆길에 세워둔 이씨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무사히 구출됐다.
범인은 19일 하오5시께 서초구 잠원동 대림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종하군에게 『잠깐 물어볼게 있다』며 자신의 서울1러1969호 쏘나타Ⅱ 승용차에 태운 뒤 노고산동 대흥동 면목동등 서울시내를 돌아다녔다. 범인은 종하군을 옆좌석에 태웠다가 21일 밤부터 승용차 트렁크에 손을 묶은 채 감금해놓고 자동차커버를 씌워 잠을 재웠다. 이때문에 종하군은 20일 영하5도의 추위와 두려움속에서 밤을 새웠다.
범인은 종하군에게 집 전화번호와 아버지 이름을 알아낸 뒤 2시간뒤인 19일 하오7시10분께 『아들을 데리고 있는데 돈보낼 장소와 시간을 곧 연락하겠다』며 이날 하루 4차례등 만 이틀동안 17차례 협박전화를 걸어 현금 2천만원을 요구했다.
원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이 20일 상오 전화를 걸어 약속장소를 알려오자 출동했으나, 범인이 심부름센터 직원과 중학생 2명에게 돈을 줘 대신 내보내고 약속장소를 계속 옮겨 검거에 실패했다.
범인은 이후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왜 경찰에 신고했느냐』 『아들을 다시 만날 생각하지 말라』고 협박하다 이날 하오8시께 원씨에게 약속장소를 다시 전했다. 그후 원씨가 혼자 나가 현금 2천만원을 약속한 구멍가게에 놓고 왔으나 구멍가게 주인이 범인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 범인은 21일 하오9시25분께 원씨에게 전화를 걸어 『대학로의 레스토랑에서 하오10시10분께 만나자』고 말했다.
경찰은 협박전화를 감청, 발신지 추적끝에 범인이 대학로 주변의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건다는 사실을 포착, 일대에 형사들을 잠복시켜 전화를 거는 이씨를 불심검문끝에 검거했다. 경찰은 범인의 동거녀가 종하군에게 빵등을 먹여준 사실을 확인, 동거녀와의 공모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다른 공범이 있는 지를 조사중이다.
범인은 경찰에서 카드노름을 하다 진 빚을 갚기 위해 신용카드 대출을 받았으나 이마저 연체돼 사채를 끌어써 1천2백여만원의 빚을 진데다 동거녀와 생활비가 부족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범인은 범행대상을 물색하려고 강남일대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종하군을 보고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범인은 87년 H고를 졸업한 뒤 부모가 경영하는 중곡동의 식당과 이삿짐센터등에서 일해왔다.<장학만·김성호·최서용기자>장학만·김성호·최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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